‘안전’ 그 이상의 가치는 없다
‘안전’ 그 이상의 가치는 없다
  • 정태영 기자
  • 승인 2016.07.27
  • 호수 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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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피케이 칠서공장

 


BBS 기반의 안전관리로 무재해 구현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악조노벨(AkzoNobel)은 2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종합화학그룹으로 페인트(Paints), 코팅(Coatings), 특수화학(Specialty chemicals)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특히 선박용, 중방식용 도료분야에서는 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마켓리더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인 아이피케이(IPK)는 악조노벨과 노루홀딩스(노루페인트 지주회사)가 합작투자한 회사로 지난 1980년 설립됐다. IPK는 지난 2004년 ‘무역의 날’에 1억불 수출탑을 수상한데 이어 2012년에는 2억불 수출탑을 받았을 정도로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경기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성장을 거듭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IPK는 안전보건계에서도 남다른 집중을 받고 있다. BBS를 기반에 둔 안전관리로 무재해를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IPK의 생산거점인 칠서공장을 방문해 무재해 비법을 살펴봤다.

◇안전관리의 기본 ‘BBS’
행동기반 안전관리(BBS, Behavior Based Safety)는 재해예방을 위해 근로자들의 위험한 행동을 줄이는 동시에 안전한 행동을 더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안전관리기법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업장들이 BBS 기반의 안전관리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정착단계에 이른 곳은 많지 않다. 근로자들의 행동을 관찰, 평가하고 피드백을 해야 하는 일련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수행하기도 힘들거니와 시행과정에서 근로자들의 저항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IPK 칠서공장에서는 BBS가 정착단계를 넘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2010년 IPK의 본사인 악조노벨에서는 전 세계 사업장을 대상으로 BBS를 도입·시행했다.

전 세계 60여개 사업장의 사고를 분석한 결과, 사고의 80% 이상이 근로자들의 불안전한 행동 때문에 발생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불안전한 행동을 줄이지 않으면 재해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심지어는 중대재해도 빈발할 수 있다는 결론에 따라, 제조는 물론 영업·인사·총무·재무 등의 모든 업무영역에 BBS를 도입·시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곳에서는 ‘교육-관찰-평가-피드백’ 등 BBS의 핵심 프로세스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이곳에서는 신입직원을 비롯한 모든 근로자를 대상으로 BBS에 대한 교육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이후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사내 전문가들이 근로자들의 불안전한 행동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으며 그 과정이 끝나면 개인별로 어떤 행동이 안전한 행동이었는지, 불안전한 행동이었는지 평가 결과를 공지한 뒤 그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BBS추진위원회,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등에서 근로자들에게 주로 관찰된 불안전한 행동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행위들이 왜 반복되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불안전한 행동을 근절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불안전행동과 개선방안에 대한 추적관리도 꾸준히 실시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이 지속적으로 반복 시행되면서 자연스럽게 근로자들의 안전의식이 제고되고, 안전문화가 정착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아차사고 접수건수가 BBS 도입 이후 대폭 줄어든 것이 이를 증명한다.

◇안전에 대한 명확한 권한과 책임 부여
이곳에서 BBS가 정착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근로자들에게 안전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명확하게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이 LSR(Life Saving Rules)이다. LSR은 “밀폐공간에 들어갈 때에는 안전작업허가를 받습니다”, “차량에 탑승할 때에는 안전벨트를 착용합니다”, “높은 곳에서 작업할 때에는 추락방지 장치를 사용합니다” 등을 포함해 8가지 안전수칙을 명시한 것이다. 악조노벨에서는 이들 안전수칙이 준수되지 않아 중대재해가 발생한다고 보고, 지난 2013년 4월부터 LSR을 전 세계 사업장에 적용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IPK 칠서공장에서도 사업장 곳곳에 LSR수칙을 부착해 놓고 있으며, 사내 인트라넷 등을 통해 관련 교육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LSR은 인사제도와 직접 연결된다. 만약 근로자가 LSR을 고의·반복적으로 위반하면 나라별로 구성·운영되고 있는 ‘LSR팀’의 심의를 거쳐 퇴사조치까지 이루어진다. HSE와 관련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안전에 대해 엄격한 책임을 부여하고 있는 만큼 근로자들에게는 상당한 권한도 있다. LSR이 준수될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고 판단되면 근로자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근로자의 안전을 기업의 이윤보다 상위 가치로 삼고 적극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모든 것은 안전에서부터 시작
IPK의 본사인 악조노벨에서는 5년 단위의 중·단기 안전계획을 매년 시달해 전 세계적으로 통일화되고 체계적인 안전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계획에 따라 안전활동을 하지 않는 사업장은 과감히 폐쇄시킬 정도로, 안전을 그 어떤 가치보다 최우선시하고 있다. 근로자 성과측정의 1순위를 ‘안전’에 두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IPK 칠서공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개인 업무성과 평가시 안전활동 내역을 가장 높은 비율로 평가해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이지만 국내 여느 대기업 못지않은 안전관리를 전개하고 있는 IPK. 이곳의 안전경영이 모범사례로 전국의 사업장에 널리 전파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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