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화된 시설·화학물질 취급업체에 대한 세심한 점검·보수 필요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전남 여수산단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7시 59분께 여수산단 내 합성고무 생산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A(36)씨 등 근로자 4명이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었다. 현재 이들은 화상 전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는 합성고무 원료 촉매 공정에서 배관(가스캡)을 교체하는 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촉매 공정을 중단하던 중 불길이 치솟았다’는 근로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가스액상 누출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6월 17일 오후 2시께 여수산단 모 대기업 공장에서는 열 교환기 청소 작업 중이던 하청업체 직원 B(30)씨가 끊어진 고압호수에 머리를 맞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또 지난 5월 27일 오후 7시 40분께 여수산단 내 화학공장에서 협력사 직원 C(39)씨가 동료 3명과 맹판 제거작업 중 새어나온 포스겐 가스에 노출, 병원 치료 2주만에 숨졌다.
이와 같은 중대재해가 올해에만 발생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14년 9월 4일에는 여수산단에 위치한 태양전지판 제조회사에서 사염화규소(트리클로르실란) 가스가 누출돼 D(50)씨 등 근로자 3명이 다쳤다. 2013년 3월에는 폴리에틸렌 원료 저장탱크 폭발사고로 근로자 6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같은 사고가 되풀이 되는 요인으로는 시설 노후화와 지역적 특성이 꼽히고 있다. 여수산단은 1967년에 조성돼 40년 넘은 시설들이 가동되고 있다. 아울러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석유화학업체들이 전체 입주 업체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시설 노후화에 따른 화학사고 발생 가능성이 큰 것이다.
아울러 유해화학 및 위험물질에 대한 정보 고지 부족, 화학물질 취급자의 위험성 인식 미흡, 화학사고 원인 규명의 통합적 분석 및 대책 부재 등도 잇단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화학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시설개선에 적극 나서고, 보다 세심한 안전점검 등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또 유해화학물질 사고 예방을 위한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안전관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안전보건공단의 한 관계자는 “유해화학물질 사용에 관한 통합 매뉴얼과 기준을 만들어 안전관리 강화를 유도하는 가운데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교육이 활발하게 전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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