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발 고속철도인 수도권고속철도의 부실시공과 연이은 개통연기는 조기개통을 위한 정부의 조급증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안호영 의원은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수도권고속철도의 조기개통을 위해 무리하게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바람에 용인정거장 터널 균열 등 부실공사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수도권고속철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에 개통 예정이었던 수도권고속철도의 시설물공사는 3월에 완료됐지만, 용인정거장 3-2구간 3아치 터널에서 균열이 발생해 개통이 연말로 연기됐다. 이 뿐만 아니라 지난 4월 시설안전공단에서 수도권고속철도 터널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총 22개소에서 균열, 누수 등의 안전관리 미흡사항이 적발됐다.
아울러 1-2공구 및 5공구 2아치 터널 중앙기둥(92개소)이 건축한계를 저촉해 기둥을 깎아냈다. 건축한계 내에 구조물이 있으면 열차와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궤도 중심선에서 좌·우 각각 2.1m 이내에는 건물이나 구조물 설치가 불가하다.
특히 수도권고속철도 공사과정에서 모두 8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8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안 의원은 “철도공단은 올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했으나 이를 앞당겨 6월로 변경했고 이후 8월, 다시 12월로 변경하는 등 개통을 수없이 변경했다”며 “심지어 국토부는 올 12월 개통을 6월로 앞당기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계획보다 개통이 늦어지면 정부의 신뢰도가 저하될 것을 우려해 무리하게 개통을 앞당긴 것”이라면서 “용인정거장 균열, 인명피해 발생 등 부실시공은 무리한 공정단축에 기인한다”고 추궁했다.
수도권고속철도의 잦은 설계변경에 따른 예산낭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동영 의원은 “수서~평택 간 공사 12건에서 설계변경이 119차례 이뤄져 공사비가 당초보다 5630억원이나 늘었다”며 “이는 애당초 설계가 부실했다는 의미”라고 질타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수서~평택 간 3-2공구 공사의 경우 1139억원에 낙찰·발주됐으나 모두 14차례 설계변경이 진행돼 공사비가 당초보다 1658억원에서 2797억원으로 올랐다. 제2공구에서도 14회에 걸친 설계변경이 이뤄져 낙찰금액보다 1589억원이 늘었고 제5공구에서도 15차례에 걸친 설계변경으로 예산이 1027억원이나 증가했다.
정 의원은 “수서~평택 고속철도 공사의 경우 시험운행 중 문제점이 발견돼 개통이 지연되고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설계부실 의혹이 크다”며 “설계감리 강화, 설계기간 보장, 설계비 확보 등 부실설계 방지를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