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에 쓰나미, 화산 폭발이 하루 차이로 연이어 발생해 국가 전체가 순식간에 혼돈에 빠져들었다.
지난달 25일 밤 9시42분경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서부의 먼따와이 군도 남서쪽 78km 지점(해저 10km)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 강진이 발생한 후 여진이 20차례 계속됐고 이는 결국 쓰나미를 불러와 먼따와이 군도의 오지 마을이 순식간에 파도에 휩쓸렸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진앙에서 가장 가까운 빠가이 슬라딴 섬의 경우 높이 3m 정도의 파도가 내륙 600m 지점까지 밀려들어 수백 채의 가옥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인도네시아 재난 당국에 따르면 1일 현재까지 413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실종자는 16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 지역의 경우 평소 10시간 동안 배를 타고 접근해야 하는 오지인데다 재난구호 시스템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라 사망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설상가상, 화산 폭발
쓰나미가 덮친 바로 다음날(10월 26일) 오후 6시경에는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 자바 주와 족자카르타 주에 걸쳐 있는 머라삐 화산(해발 2,914m)이 3차례 걸쳐 폭발을 일으켰다. 이 화산 폭발은 1.5km 상공까지 화산재를 뿜어내 주변 지역을 온통 화산재로 덮었으며, 이로 인해 현재까지 밝혀진 사망자만 최소 36명에 이르고, 이재민도 5만여명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병원에선 뜨거운 화산 수증기에 화상을 입은 주민 수십 명이 응급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 지역 지세가 험악한 데다 도로가 상당수 파괴돼 구조 작업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머라삐 화산의 폭발이 현재까지도 멈추지 않고 계속 발생하고 있어 피해가 더욱 늘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화산 인근 10km 반경에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인근 지역 주민 19,000명을 대피시켰다.
연이은 자연재해, 왜?
강진이 발생한 먼따와이 군도와 화산 폭발이 발생한 머라삐 산은 약 1,300km 떨어져있다. 때문에 두 재해간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자체가 지진 등 각종 대형자연재해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환태평양 화산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번 재해 역시 이에 기인한 것이라는 게 방재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화산폭발의 경우 현지 주민들의 안일한 대응자세가 피해를 키운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 천재에 인재까지 더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을 했다. 화산 폭발이 있기 전 화산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날씨가 맑을 때는 화산이 폭발하지 않는다”라며 정부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대피를 하지 않았었다. 그러다 갑자기 화산폭발이 일어나자 그제서야 대피에 나섰고, 이로 인해 적잖은 사상자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