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대응 위해 아·태지역 국가 손잡아
지난달 25일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화산폭발과 쓰나미로 인해 자연재해에 대한 전 세계적인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가들이 대형 자연재해에 대한 공동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기후변화에 따라 갈수록 초대형화 돼가고 있는 자연재해는 특히 아시아지역에서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30년간 전 세계 자연재해 현황을 살펴보면 발생건수의 38%, 피해자수의 90%가 아시아지역에서 발생했을 정도다.
더 이상 한 국가만의 대책으로는 자연재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아·태지역 국가 대부분이 통감하고 있고, 이에 대한 적절한 공동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UN 재해경감 아시아 각료회의’가 개최된 것이다.
본지는 이번 회의에서 의결된 주요 사항을 간추려 봤다.
기후변화에 따라 갈수록 초대형화 돼가고 있는 자연재해는 특히 아시아지역에서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30년간 전 세계 자연재해 현황을 살펴보면 발생건수의 38%, 피해자수의 90%가 아시아지역에서 발생했을 정도다.
더 이상 한 국가만의 대책으로는 자연재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아·태지역 국가 대부분이 통감하고 있고, 이에 대한 적절한 공동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UN 재해경감 아시아 각료회의’가 개최된 것이다.
본지는 이번 회의에서 의결된 주요 사항을 간추려 봤다.
◇ 국가간 공동 해결방안 모색

지난달 25일에서 28일까지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유엔 국제재해경감전략기구(UNISDR)와 소방방재청, 인천광역시 공동 주관으로 ‘제4차 UN 재해경감 아시아 각료회의’가 개최됐다.
‘기후변화적응을 통한 재해위험경감’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회의는 기후변화 재해에 가장 취약한 아.태지역국가들이 한데 뜻을 모으고 재해에 대한 국가간 공동 해결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회의에는 마가레타 월스트롬 UN ISDR 대표, 지그미 틴리 부탄 총리, 김황식 국무총리, 박연수 소방방재청장 등 아시아 태평양·유럽 52개국의 재난관리 각료, UN기구 관계자, NGO 대표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세계은행(World Bank), 유엔환경계획(UNEP), 국제적십자사(IFRC) 등 유수의 국제기구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 이번 회의가 갖는 중요성을 실감케 했다.
개회식에서 김황식 국무총리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는 시급한 문제”라며 “우리나라부터 앞장서 그동안 축적한 재난관리 관련 노하우와 기술을 개발도상국 등 필요한 국가에 전수하겠다”고 말했다.
또 마가레따 월스트롬 UN ISDR 대표는 “그간 3번의 아시아각료회의를 통해 재해경감을 위한 기구설치 등 많은 성과가 있었다”라며 “예상치 못한 재해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현 시점을 맞아 이 자리가 이런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회의는 ▲기후변화대응 방재역량 강화 ▲기후변화대응 기술.정보 및 정책사례 공유 ▲기후변화대응 방재전략을 활용한 녹색성장 촉진 등 3가지의 세부주제를 놓고 각료급이 논의하는 고위급회의와 관련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누는 전문가 회의로 진행됐다. 진행 형식은 전문가회의의 결과를 고위급회의에서 검토하는 방식이었다.
◇ ‘인천선언문(Incheon Declaration)’ 발표
이번 회의의 가장 큰 수확은 기후변화재해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간의 공동대응을 명시하는 ‘인천선언문(Incheon Declaration)’과 ‘기후변화 대응 방재실천계획(Incheon REMAP)’이 채택됐다는 것이다.
먼저 ‘인천선언문’은 각국 대표단과 전문가 등이 ‘기후변화에 강한 재해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심도 깊은 토론을 나눈 끝에 채택됐다.
선언문은 아·태지역 각국의 ‘기후변화대응 방재역량강화’, ‘기술·정보의 공유’, ‘재해위험을 고려한 개발정책 마련’ 등을 주요 골자로 담고 있다. 선언문에 따르면 각 국은 아·태지역의 재해 대응은 물론 전 세계적인 재해경감을 위해 2005년 168개국이 일본에서 합의한 ‘효고행동계획’의 이행을 촉구하고, 기후변화적응과 재해경감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기후변화대응 방재실천계획’은 인천선언문의 주요내용을 이행하기 위해 각국이 향후 5년간 실천할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담고 있다.
이에 따르면 각국은 자국 공무원과 재난관리관계자를 대상으로 기후변화대응 및 재해경감을 위한 교육·훈련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특히 프로그램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의 국제기구도 적극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또 각국은 국가간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폭넓은 정보량을 바탕으로 신속한 대응능력을 갖추기 위해 기후변화 및 재해경감관련 정보와 기술을 모을 수 있는 방재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플랫폼은 ‘아시아 방재 포털사이트(가칭)’라는 포털사이트 형태로 구축되며, 내년 6월 오픈을 목표로 개발이 시작된다. 이번 플랫폼의 개발은 자연재난의 경우 발생범위가 광범위하고 피해가 커서 국가간 공조가 필수적임에도 그동안 국가간 시스템과 기술 수준의 차이로 인해 실질적인 공조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각국의 공감대에서 비롯됐다.
이밖에 성장위주의 난개발로 재해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정책결정자를 위해 내년 10월까지 ‘기후변화와 재해경감을 고려한 개발정책 지침서’를 마련, 관련 국가에 전달하기로 했다. 지침서의 제작에는 소방방재청을 비롯해 월드뱅크(WB), 아시아개발은 행(ADR), UNISDR, UNESCAP, 일본, 인도, 등이 참여한다.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은 “인천선언문과 그 실천계획이 선진국과 재해취약국간의 방재인프라 격차를 줄임으로써 ‘공정한 지구촌’이라는 가치에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자연재해 대응에 공동 협력
선언문과 실천계획 외에도 이번 회의를 통해 아시아·태평양지역 각국은 자연재해에 대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먼저 각국은 자국의 재해현황과 기후사상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를 실시한 후 이를 토대로 향후 기후변화에 따라 증감하는 재해의 종류 및 빈도강도를 예측하는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또 ‘위험에 처한 해안도시 살리기 프로젝트’를 실시해 인도네시아(자카르타), 베트남(호치민), 태국(방콕), 인도(뭄바이, 캘커타), 필리핀(마닐라) 등 기후변화로 인해 피해가 심각한 해안도시를 대상으로 향후 3년간 10억원 이상을 투자하여 위험분석도를 조사하기로 합의했다. 이 조사에는 일본국제협력센터(JICA), 아시아개발은행(ADB), 캐나다국제개발기구(CIDA) 등이 주축으로 참여한다.
이밖에 UNISDR 대표(Magareta Wahalstrom), AUSAID(호주국제협력단), 네팔장관(B.B. Rawal), UNDP아시아담당자(Robert Piper) 등은 ‘안전한 도시만들기 프로젝트’를 벌여 중앙아시아 지역에 2011~2013년까지 3억원을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차기회의(5차) 개최국으로는 최근 강진과 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가 결정됐다. 인도네시아 대표단은 차기 수락연설을 통해 “회의가 진행 중인 (10월)25일에도 쓰나미와 화산폭발로 500여명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할 정도로 재해에 대한 대비가 취약하다”라며 “2012년 열리는 5차 회의가 불확실한 미래재해에 대한 실질적 재해경감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높아진 한국 위상
회의의장국인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를 통해 높아진 재난관리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방방재청은 회의기간 중 일본, 베트남, 몰디브 등 아시아주요국 장관과 그리고 세계은행(WB), 아시아재해대비센터(ADPC) 등 국제기구 대표와 끊임없이 양자회담을 나눴다.
회담을 통해 우리나라는 우리의 우수한 재난관리시스템 및 기술을 개발도산국 등 재해다발국에 이전해주기로 약속했다.
여기에는 ▲방재정보시스템(TCDIS·태풍진로에 따른 피해예측 시스템) ▲피해조사 자동화 시스템 ▲지진재해대응 시스템 등의 첨단방재기술이 포함된다.
특히 소방방재청 국립방재연구소가 개발한 태풍재해정보포털시스템(WGTCDIS)의 경우 올해 안으로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7개 국가에 보급될 전망이다.
이밖에 우리나라는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유실돼 식수부족, 연안침식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몰디브에 관련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파견해 방재기술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소방방재청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 각국에 우리의 선진방재기술을 전파하고, 재해선진국과 취약국간의 가교역할을 수행해 서로가 상생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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