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근로자, 희망 밝힘이
산재근로자, 희망 밝힘이
  • 연슬기 기자
  • 승인 2010.11.03
  • 호수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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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오근 근로복지공단 경인지역본부 복지부 과장
인천 송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산재근로자 박헌규(가명·49)씨는 그를 가리켜 ‘고마운 사람’이라고 한다. 또 안산 반월공단에서 세탁소를 하고 있는 산재근로자 김일권(가명·50)씨는 그에 대해 ‘인생의 은인’이라고 표현한다. 이들 외에도 수많은 산재근로자들이 그를 향해 칭찬과 감사의 인사를 아낌없이 보낸다.

이 칭찬의 대상자는 바로 근로복지공단 경인지역본부 복지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오근 과장이다. 박 과장의 주 업무는 산재근로자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일이다. 그간 수십명의 산재근로자들이 그의 조언과 도움을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

산재근로자들이 다시 웃음을 되찾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산재근로자들과의 첫 만남

 

박 과장이 처음 산재근로자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 패션 관련 일을 하던 그는 한 지인의 소개를 통해 안산재활훈련원으로 이직을 했다. 이곳의 재활 과정 중 하나인 의상디자인 과정의 교사로 오게 된 것.

이곳에서 그는 산재근로자들에게 의상디자인 및 의류 수선, 세탁기술 등을 가르쳤다. 신체 능력이 부족한 산재근로자들이 ‘이것만이 다시 살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며 열심히 배우는 모습은 그에게 큰 감명을 줬다. 때문에 그 역시 조금이라도 더 많이 가르쳐주려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했다.

그리곤 산재근로자들에게 업무가 아닌 마음으로 다가갔다. 진심으로 그들을 위로해주고 재기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나갔다. 이런 그였기에 그의 도움을 받은 산재근로자들은 지금까지 잊지않고 찾아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의 날들은 그에게 큰 행복이었다. 하지만 이 기쁨은 2007년에 끝이 났다. 재활직업훈련원이 조직개편으로 문을 닫게 된 것이다.

마음으로 다가가다

비록 원하던 일은 잃었지만 그는 낙심하지 않았다. 어느 장소에 있건 무슨 일을 하건 산재근로자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공단 복지부로의 전직을 신청했다.

이곳에서 그는 산재근로자 창업, 어린이집 관리, 직장보육시설 관리 등의 일을 맡게 됐다. 그중에서도 그의 주 업무는 산재근로자 창업지원이었다. 참고로 산재근로자 창업 프로그램은 근로복지공단 재활훈련원 수료자, 자격증을 취득한 자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산재근로자들 중 근로복지공단이 적합자를 선별한 후 전세 보증금 1억원, 월세 150만원 정도를 지원해 창업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수많은 산재근로자들을 가르쳤었고, 많은 제자들이 자신에게서 배운 기술을 가지고 가게를 여는 것을 봐왔었기 때문에 그는 이 업무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

정년 후에도 사회에 봉사할 것

창업을 한 산재근로자들을 바라보는 그의 마음이 늘 편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능력이 있음에도 충분한 사전조사 없이 창업을 했다가 실패를 경험한 산재근로자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창업을 준비하는 산재근로자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하며, 욕심을 버리고 작은 것에서부터 만족을 해야 합니다. 또 자신이 있다 하더라도 철저한 사전조사를 한 후 창업을 하시길 바랍니다.”

박 과장의 향후 계획은 보상과 징수 등의 업무도 배우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산재근로자를 보다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그는 사실상 보상이 중심이 된 현 산재근로자 지원체계를 다소 아쉬운 눈빛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보상을 해주는 것보다는 자립을 도와 삶에 대한 만족감과 기쁨을 누리도록 하는 게 진정한 재활이라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그의 이런 이타적인 마음가짐은 정년 후의 계획에서도 드러난다. 장애인 시설 등에 세탁기술이나 의류수선 기술을 무료로 가르치고 싶다는 게 그의 최종 인생 목표다.

산재근로자들의 ‘희망 밝힘이’로 유명한 그가 앞으로는 우리 사회의 ‘희망 밝힘이’로써 더욱 큰 빛을 내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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