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티 리더

2009년 1월 15일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해 모두 155명을 태운 US에어웨이 여객기가 미국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이륙하자마자 양쪽 엔진이 멈추는 사고를 당했다. 조류가 항공기 엔진에 빨려 들어가 엔진이 고장 나는 사고인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가 발생한 것이다.
자칫 대형참사로 비화될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이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기장인 ‘체슬리 설렌버거’는 출발지인 라과디아 공항으로 되돌아가는 대신 가까운 허드슨강에 비상착수(非常着水)하기로 결정을 했다. 850m의 낮은 고도에서는 회항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의 판단에 155명의 생사가 달려 있었다. 42년 경력의 이 베테랑 기장은 엄청난 중압감을 견뎌내며 항공기를 허드슨강으로 인도했고 결국 안전하게 불시착을 했다. 이후 승무원들은 체슬리 설렌버거 기장의 지시 아래 침착하게 승객들의 탈출을 이끌었고, 결국 승객 모두는 안전하게 구조됐다. 이 모든 게 이루어진 시간은 겨우 208초에 불과했다.
두 개의 엔진을 잃은 항공기가 한겨울 차디찬 강물 위로 추락했음에도 사망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이 사고를 두고 미국 언론은 ‘허드슨 강의 기적’이라 칭하며, 기장의 침착하고 현명한 대응을 집중 조명했다. 특히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등은 설렌버거 기장을 영웅으로 칭송하기까지 했다. 이 사고가 단순 미담으로만 끝난 것은 아니다. 철저한 원인분석이 이루어졌고, 항공기 조류 충돌 보고 의무화 대책 등 후속조치도 진행됐다.
그리고 이 기적 같은 이야기는 할리우드에서 영화화되어 지난해 가을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이라는 제목으로 세계 각지에서 개봉을 했다. 이를 통해 체슬리 설렌버거 기장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의 영웅이 됐다.
현재 체슬리 설렌버거 기장은 현역에서 은퇴를 하고 자신이 설립한 SRM(SAFETY RELIABILITY METHODS,INC.)이라는 안전 컨설팅 회사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 또 CBS방송국의 항공안전 전문가로도 활동하는 한편 전 세계 각지에서 안전에 관한 강연을 활발히 진행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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