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티 리더
지난 1999년 5월 24일 11시 20분쯤 전남 여수시 교동 중앙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전기합선으로 발생한 화재는 삽시간에 시장 내 상가 건물 전체로 번졌고, 건물 곳곳에서 유독가스가 뿜어져 나왔다. 이런 상황 속에 화재가 난 상가 건물 3층에는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한 시민 16명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긴급출동한 소방대가 도착해 치솟는 불길과 자욱한 연기를 뚫고 화재현장에 고립돼 있던 16명의 시민들을 구출했다. 이후 소방대가 화마가 급속도로 확산되자 더 이상 진압이 힘들다고 판단해 철수에 나서려던 찰나, 어느 소방관이 상가 2층에 할머니 1명이 살고 있었다는 주민의 말을 들었다. 그 소방관의 이름은 서형진이었다.
서형진 소방관은 산소가 떨어지고 있는 자신의 산소통 상태를 알고 있음에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다시 화재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서 소방관은 결국 그 건물에서 나오지 못했다. 수색활동을 펼치던 중 산소호흡기의 산소가 떨어져 유독가스에 중독돼 순직했다.
그렇게 서형진 소방관은 26살의 젊은 아내와 2월에 태어난 아들을 남기고 노부모님의 오열과 동료들의 아픔을 뒤로 한 채 대전현충원 소방공무원 묘역에 안장됐다. 이후 사단법인 순직소방공무원추모기념회(회장 박창순, 전 소방방재청 차장)는 고 서형진 소방관의 공로를 기려, 2013년 11월11일 추모기념본부 산하 ‘소방영웅 서형진 장학회’를 출범시켰고, 현재도 많은 소방관들이 그를 소방영웅으로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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