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문제 해결의 새로운 패러다임
장애문제 해결의 새로운 패러다임
  • 승인 2010.11.24
  • 호수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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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배 국립재활원 재활보조기술연구과장
미국의 최고 의학기관인 IOM (Institute of Medicine)은 1997년 미국의 장애문제 해결을 위한 보고서로 Enabling America라는 보고서를 냈는데, 그 보고서에서는 장애문제를 더 이상 의학적인 관점에서만 보지 말고 사회적인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 있었다.

보고서는 장애에 대해 개인의 신체적인 문제에서 발생하기 보다는, 신체적 약점을 가진 개인의 다양한 요구를 사회가 제대로 수용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즉, 그 개인이 그 사회에 제대로 통합하지 못하고 어려움과 곤란을 겪고 있는 사회적인 상태가 장애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건강한 몸으로 살던 한 대학생이 교통사고로 척수에 손상을 입어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고 하자. 이 대학생이 계속 학교를 다니고 남들같이 사회에 진출하려면 건물들에 경사로나 엘리베이터가 있어야 되고, 휠체어를 타고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하철과 버스 같은 대중교통도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헌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게 대부분이다. 이를 역으로 본다면 이 학생이 그 사회에서 장애를 겪게 되는 것은 하반신마비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필요한 요구들이 사회에 충족되지 않기 때문인 것이다. 그래서 그 학생은 계속 공부도 할 수 없고 사회에 진출할 수도 없는 장애를 겪게 되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이 장애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보고서가 제시한 방법은 이렇다. 그 개인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사회·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면 되는 것이다. 즉 전동휠체어 등의 이동보조기기나 눈동자 마우스 등과 같은 장애인용 정보통신보조기기 등을 무상으로 공급하고, 대중교통시설에도 편의시설을 갖추는 등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 주면 되는 것이다.

끝으로 보고서는 미국의 장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신체기능을 회복시키거나 환경을 고치는 역할을 하는 재활과학·공학의 연구와 보급에 미국정부가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끝맺음했다.

우리나라도 최근 정부에서 비록 일부 제품에 한정되어 있긴 하지만 재활보조기구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먼저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전동휠체어를 지원하고 있고, 정보화진흥원과 장애인고용공단 등에서는 정보통신보조기기를 지원해주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최근들어 장애인의 사회활동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재택근무가 가능한 정보통신분야에 장애인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으며, 이외 대학진학도 많이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재활공학·보조기술은 사회적 장애문제를 해결하고 장애인에게 새로운 삶을 가져다 주는 동시에 장애인의 사회통합을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선진국에 비하여 그 사회적 물리적 기반이 매우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 사회가 선진국으로 가려면 이 사회적 물리적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이것을 해결하지 못하면 그 사회 자체가 장애를 만드는 사회인데 어떻게 선진 사회가 될 수 있겠는가?

이를 위해 우선 재활공학·보조기술의 연구와 보급에 그 예산을 과감하게 늘려야 할 것이다. 그리하면 우수한 인력이 장애를 이유로 사장되는 일이 없을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원활한 사회통합이 이루어지는 것은 물론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도 굳건히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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