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들어 날씨가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날들이 늘고 있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이라던 예보들이 사실로 들어나는 듯 싶다.
겨울철은 부주의한 난방기 사용으로 인해 화재 발생이 잦은 계절인 만큼 현장에 있는 필자로서는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이는 소방당국 역시 마찬가지다. 때문에 소방당국은 매해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하고 캠페인을 벌이는 등 국민의 안전불감증을 타파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발생한 화재사고의 절반정도가 그 원인이 부주의로 인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보듯 아직 가야할 길은 멀기만 해 보인다.
이런 상황 속에 최근 고층건물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어준 사건이 있어 전국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부산 해운대 고층 아파트 화재사고가 바로 그것이다.
이 화재사고는 올바르지 못한 전기 사용이 원인이었다. 4층 배관 통과 층을 남자탈의실로 불법 변경해 사용한 것도 모자라 문어발식 콘센트까지 무분별하게 사용했고, 결국 여기서 발생한 스파크가 대형화재를 불러왔던 것이다.
이같은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 화재는 20여분 만에 외벽마감재 알루미늄 판넬을 태우면서 38층까지 춤추듯 올라갔다. 화재가 낮에 일어났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었지, 만약 늦은 밤 일어났다면 어떠했을까. 이는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부산화재로 인하여 고층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큰 불안감을 갖게 되었다. 이런 점을 반영, 최근 고층 건물에 대한 종합적인 재난대책을 다시 세워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사고들을 접할 때 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아파트 한 채를 짓더라도 처음부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지었다면 이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예를 들면 ‘피난통로와 대피공간은 적정한가’, ‘내·외장재는 불에 잘 타지 않는 자재로 했는가’, ‘소방시설은 규정에 맞게 설치했는가’ 등을 준공검사 때 철저히 따졌여야 한다는 말이다.
아직도 화재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불 다루기를 소홀히 하여 발생하는 커다란 재앙인 셈이다. 불은 공기나 물처럼 우리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존재지만 한순간의 부주의로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드는 무서운 존재이기도 하다. 고의든, 실수든 그 결과는 마찬가지다.
때문에 불은 그 씨앗부터 서툴게 다뤄서는 안 된다. 불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안전하게 다뤄야 한다. 각 가정이나 사업장에는 꼭 소화기를 배치하여 초기에 화재를 제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안전한 겨울철을 맞이할 수 있도록 소방시설 점검도 필수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과거에는 불을 내 타인에게 피해를 주었더라도 경과실인 경우에는 면책이 됐다. 그러나 2009년 5월부터는 법이 강화되어 작은 실수로 화재가 발생하여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면 배상책임을 지게 됐다.
화재는 우리가 사랑하는 가족, 보금자리, 정다운 이웃들의 행복을 한 번에 다 앗아간다. ‘화재는 한순간, 후회는 한평생’ 이라는 표어를 우리 국민 모두가 마음 속에 되새기고, 올겨울은 따뜻하고 안전하게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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