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계영씨는 이동안전체험교실이 열리는 면목초등학교를 찾았다. 간밤에 내린 눈과 한파로 염려했지만 운동장에는 가정, 신변, 교통 그리고 학교안전을 주제로 한 차량들과 판넬 그림들이 꾸며져 있었다.
제일 먼저 찾은 가정 안전 차량은 거실 분위기를 연출해 놓고, 재난에 대비하는 방법에 대해 전문교사가 설명하고 있었다. 실제 연기를 뿜어 재난 상황을 연출해, 학생들이 한 사람씩 오리걸음을 한 채 벽을 두드리며 밖으로 빠져 나가게 했다.
두 번째 신변안전 차량에서는 낯선 어른이 선물로 유혹할 때나 강제로 끌고 가려 할 때 어린이가 할 수 있는 대처요령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학생들은 벽면에 붙은 전자 스크린의 질문에 답변하고 정답이라는 글씨가 화면에 나타나서야 비로소 버스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세 번째 교통안전차량에선 안전벨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수 제작된 차량 안에서 안전벨트를 맨 채 앉아있던 어린이들은 갑자기 ‘끽’하는 효과음과 함께 의자가 앞으로 튀어 나가자 쏠리는 몸을 추스르며 비명과 탄성을 질렀다.
이동안전체험장이 조기안전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공간, 시간적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설치ㆍ운영될 수 있으면서 최근 일부 지역의 소방서를 중심으로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각 지자체들이 안전도시 및 안전학교 육성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앞으로 이러한 이동안전체험교육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8년부터 학교와 연계하여 이동안전체험교실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는 한 관계자는 “지루함 대신 재미와 내용을 담은 이동안전교육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어린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 교육이 우리나라 어린이 안전교육의 초석이 되길 기대해 본다”라고 밝혔다.
최근 조기안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 속에 이동안전체험교육이 저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교육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더욱이 이 교육이 각 지자체 및 단체들과 연계ㆍ운영되면 그 효과는 매우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이동안전체험교육의 차량이 현 수요를 감안하면 극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수천개의 학교가 있는 서울만 놓고 볼 때 소방서에서 운영할 수 있는 이동안전교육차량이 분야별로 2대에 불과하다. 여기에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인력 또한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이동안전교육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에 대한 각 지자체 및 기관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