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잇따라 방문, 최저임금·통상임금 문제 머리 맞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계 출신으로서 한쪽에 편향된 정책을 펴지 않을까 하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라며 “노‧사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감 있는 정책을 추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중소기업중앙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잇따라 방문해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첫 행선지로 서울 여의도 에 위치한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았다. 문재인 정부의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 성장’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간담회 자리에서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중소기업은 일자리 문제해결의 중심으로서 새 정부 정책기조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대·중소기업간 근로조건 격차를 완화시키는 등 공정한 노동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걱정이 크다” 라며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 제도개선과 영세기업 지원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 통상임금 범위 등 중소기업과 소상 공인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라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임명되는 대로 소상공인‧자영업자 역량 강화, 대‧중소기업간 격차 해소 등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대책을 함께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하도급 위반 문제의 80%가 중소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라며 “중소기업이 대기업에서 하청을 받아 다시 재하청을 주는 데 발생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재하청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해 박용만 대한상의회장과도 대화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노사 한쪽 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감각을 갖고 정책을 추진해달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정부가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강조하다보니 노동자만 생각한다고 하는데 노동자가 존중을 받으려면 노사가 다 잘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며 “노사를 다 아우르는 장관이 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장관은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으로 자리를 옮겨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정부 및 국회의 역할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박 회장은 “노사정 현안을 결정짓는데 있어, 정부 주도로 사용자측 대표인 경총과의 충분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라며 “앞으로 현안 쟁점과 관련된 문제는 법원에 의지하지 말고 정부와 국회가 합리적인 결론을 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는 최근 통상임금 소송 등 노사 갈등이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취 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김 장관은 “노사가 법원에 가지 않는 방법은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여 분규를 없애는 것”이라며 “노측과 사측을 구분하지 않고 사회적 합의 기구를 통해 원만하게 대화해 나가면서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갈등을 줄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