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이달 중 재발방지 대책 발표 예고

지난 10일 오후 1시 36분께 경기 의정부시 낙양동 용암마을 12단지 신축 및 철거작업을 하던 20층 높이의 타워크레인이 전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근로자 A(50)씨 등 4명이 30여 미터 아래로 추락해 A씨 등 2명은 현장에서, 다른 1명은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다.
또 다른 근로자 B씨는 안전대 등의 보호장구를 착용해 지상으로의 추락은 면했지만 10층 높이에 걸쳐 있는 상태에서 구조됐다. 그러나 부상이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지상에서 작업 중이던 타워크레인 기사는 가벼운 부상을 입고 스스로 탈출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는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 중 균형을 잃고 넘어져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타워크레인을 해체하기 위해 타워 높이를 조절하는 이른바 텔레스코핑 작업 중 타워크레인이 균형을 잃어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고로 지난 5월 22일, 5명의 사상자를 낸 남양주 타워크레인 전도사고도 이번 사고와 마찬가지로 텔레스코핑 작업 중 발생했다.
한편 이날 고용노동부는 사고가 발생한 현장에 전면 작업중지명령을 내렸다. 또 고용부는 사고원인에 대해서는 경찰(국과수)과 협조해 면밀히 조사해 법 위반 사실 확인 시 관련자 전원을 사법처리하고 사업장의 안전보건 전반을 개선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사고 당일 현장을 방문해 유족들에 대한 신속한 보상을 당부하는 한편, 타워크레인 대형사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최근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설치, 해체 중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라며 “타워크레인 재발방지를 위해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크레인작업의 구조적인 문제점까지 개선할 수 있는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해 10월 중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행안부, 사고 예방책 발굴해 관련 기관에 이행 권고
이 사고에 앞서 행정안전부는 빈발하는 타워크레인 사고를 근절하기 위해 타워크레인 조종사 자격기준 강화, 수입 노후 크레인 세부 검사 기준 마련, 타워크레인 검사수수료 현실화 등 6건의 개선사항을 발굴해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에 이행을 권고했다.
이들 개선안은 행안부가 최근 5년간의 타워크레인 사고를 대상으로 실시한 원인조사의 결과물이며, 기존의 책임자 처벌 목적에서 벗어나 사고 재발 방지에 초점을 두고 구조·제도적으로 조사를 하여 도출해낸 것이 특징이다.
주요 권고 사항은 다음과 같다. 먼저 행안부는 사고 원인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미흡한 작업관리 및 안전조치’와 관련해 타워크레인 작업 시 안전수칙 준수를 위한 지도·감독을 강화하도록 고용노동부에 권고했다.
또 타워크레인의 기계적 결함으로 인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국토교통부에 그간 부실했던 수입 중고 타워크레인 등에 대한 비파괴검사의 세부 기준을 마련하여 배포할 것을 권고했다.
행안부는 관계부처에 타워크레인 조종사의 자격기준을 강화해 줄 것도 요청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타워크레인 사고 문제점으로 지적된 조종사 면허 적성검사 기준 중 일부(시력 0.3)가 자동차운전면허(제1종) 기준(시력 0.5)보다 낮았고 신체 정기 검사에 대한 규정 및 보수교육에 대한 규정도 없는 실정이었다.
이에 행안부는 ▲타워크레인 조종사 시력 기준 강화 ▲10년 주기로 정기 적성검사 실시 제도화 ▲정기적 보수교육 도입 등 3건을 국토교통부에 권고하였다.
타워크레인 검사수수료를 현실화하는 방안도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타워크레인 검사는 수십 미터 높이의 조정석에서 하는 위험한 업무인데다, 1대 검사 시 통상 3시간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년 2월부터 타워크레인 검사 수수료가 동결되면서 경험이 적은 초급 검사원 1명만이 투입되는 등 내실 있는 검사가 이루어지기 어려웠다.
이런 점을 감안, 행안부는 앞으로 경험 있는 검사원을 투입하여 내실 있는 검사가 가능하도록 검사 수수료를 현실화 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성기석 행안부 안전조사지원관은 “타워크레인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 조사·분석을 확대하겠다”면서 “각 부처에 이행하도록 권고한 사항에 대해 이행 실태를 적극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