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산업안전정책 '절반의 성공'
2010 산업안전정책 '절반의 성공'
  • 연슬기 기자
  • 승인 2011.02.09
  • 호수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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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건설, 서비스업 여전한 과제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5일 ‘2010년 재해율 0.69%’라는 성과물을 발표했다. 2009년(0.70%)에 비해 불과 0.01%p 감소한 수치지만, 이 결과가 산업안전보건분야에서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드디어 12년간의 길고 길었던 0.7%대 정체의 사슬을 끊은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성과가 모든 안전인이 염원했던 산재감소 원년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보기에는 사실상 무리가 있다. 고용부에서도 수차례 밝혔듯 이번 성과는 ‘사고성 재해감소 100일 집중계획’ 등 강화된 단기대책이 만들어낸 불안한 결과물로, 한계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집중관리업종인 제조업·건설업에선 오히려 재해율이 늘어 내실면에서도 다소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본지는 지금의 이 성과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지난 한해 재해 현황을 세부적으로 분석, 평가해봤다.

 

 

◇업무상사고 발생 현황
지난해 발생한 사고성 재해자수는 90,836명이고, 사망자수는 1,307명이다. 전년과 비교를 하면 재해자수는 1,736명(09년 89,100명)이 증가했고, 사망자수는 94명(09년 1401명)이 감소한 수치다.

■업종별 =제조업(30,896명), 기타의사업(30,498명), 건설업(21,883명), 운수창고통신업(4,040명), 임업(2,091명), 기타(1,112명), 광업(241명), 전기가스상수도업(75명) 등의 순으로 재해자가 많이 발생했다.

 에서 보듯 제조업(34.0%)과 기타의사업(33.6%), 건설업(24.1%)에서 재해의 대부분이 발생했다. 특히 이들 업종은 재해다발업종임을 감안, 정부가 지난해 집중관리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로 기타의사업만이 0.7% 소폭 감소했을 뿐 건설업과 제조업은 각각 8%와 3.8%가 증가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한편 임업과 전기가스상수도업은 전년 대비 각각 28.4%, 24.2% 감소했다. 여기에는 2009년 재해가 빈발함에 따라 문제가 제기됐던 각 지자체의 공공근로사업 등에 지난해 본격적으로 안전관리가 실시된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의 경우 건설업(520명)과 제조업(400명)에서 대부분(70.4%)이 많이 발생했다. 이는 2009년도 조사결과(67.8%)와 비슷한 경향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취약성에 대한 효과적인 개선이 잘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밖에 기타산업, 운수창고통신업, 광업, 전기가스상수도업에선 각각 288명, 78명, 19명, 2명이 발생했다.

  증감률면에서는 건설업(-7.0%), 운수창고통신업(-22.8), 전기가스상수도업(-50%) 등 대부분의 업종이 감소한 가운데 제조업만 홀로 2% 증가했다.

■규모별 =5~49인(43,990명), 5인 미만(30,985명), 50~99인(6,247명), 100~299인(5,455명), 1000인 이상(2,188명), 300~999인(1,971명) 순으로 재해자가 많이 나왔다.

 5인 미만과 5~49인 즉 50인 미만에서만 재해자의 대부분(82.5%)이 발생한 것이다. 이같은 현황은 2009년 통계 현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당시에도 50인 미만이 전체 재해자의 81%를 차지했었다. 정부가 지난해 중소사업장 지원을 여러 대책을 통해 밝혔음에도 오히려 1.5%p늘어났다는 점은 정부의 대책이 큰 실효를 보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전년과 비교한 결과로는 100~299인, 300~999인, 1000인 이상이 각각 6.3%, 20.8%, 12.1% 감소한데 반해 5~49인은 8.3%, 50~99인은 3.3% 증가했다. 5인 미만은 2009년 대비 648명이 감소하며 2%의 감소율을 보였으나 5~49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재해자를 기록, 감소세를 실감케 하지 못했다.

 사망자는 5~49인이 54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는 5인 미만(361명), 50~99인(139명), 100~299명(138
명), 300~999인(73명), 1000인 이상(54명) 순이었다.

 전년과 비교(증감률 기준)해서는 300~999인 사업장에서 전년 대비 가장 많이 감소(-28.4%)하였고, 1000인 이상 사업장에서 가장 많이 증가(50.0%)했다. 이밖에 5인 미만, 100~299인, 5~49인은 각각 19.8%, 7.4%, 0.6% 줄었고 50~99인은 16.8% 증가했다.

 이번에 증가세를 보인 1000인 이상과 50~99인의 경우 2009년도 조사에서는 전년대비로 각각 16.3%, 31.6%의 감소를 보인 대상이었기에 이번 증가세가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유형별 =전도(21,240명), 협착(16,881명), 추락(14,038명) 등 이른바 3대 재래식 재해가 과반(57.4%)이 넘는 가운데 기타(9,968명), 충돌(8,663명), 절단·베임·찔림(7,979명), 낙하·비래(7,898명), 교통사고(4,169명) 등의 순으로 재해자가 많이 발생했다.

 특히 전도, 협착, 추락의 경우 2009년도 현황조사에서도 각각 20,184명(22.6%), 16,174명(18.1%), 13,589명(15.2%)을 기록하며 다발재해로 나타났는데, 이번에도 이런 경향을 이어갔다는 점이 문제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줄기는 커녕 전년과 비교해 각각 5.2%, 4.4%, 3.3% 증가하기까지해 향후 더욱 강화된 관리가 필요할 전망이다.

 낙하·비래는 2009년도 조사에서 전년대비로 3.8% 감소한데 이어 지난해에서도 2009년과 비교해 5.3% 줄면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으며, 교통사고는 전년 대비 22.7%가 줄면서 가장 큰 감소세를 나타냈다.

 사망자는 추락(424명), 기타(288명), 교통사고(220명), 협착(130명), 전도(92명), 낙하·비래(81명), 충돌(72명) 등의 순이었다.

 증감률면에서는 전년대비로 교통사고(-19.1%), 기타(-5.9%), 추락(-5.8%), 낙하·비래(-5.8%), 전도(-2.1%) 등의 순으로 대부분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협착(5.7%)과 충돌(2.9%)만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전도, 추락, 낙하·비래,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년도 조사(각각 -5.1%, -3.8%, -15.8%, -5.2%)에 이어 꾸준한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 업무상질병 발생현황

 7,784명의 질병자가 발생하고, 78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업무상 재해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09년과 비교해 질병자는 937명이 줄어들고, 사망자는 2명이 늘어났다. 지난 2009년 통계당시 전년 대비로 각각 1,013명, 194명이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질병자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사망자는 감소세가 둔화돼 정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업종별 =제조업(3,169명), 기타산업(2,833명), 광업(832명), 건설업(619명), 운수창고통신업(322명), 전기가스상수도업(9명)의 순서로 질병자가 발생했다. 사실상 제조업과 기타산업에서 대부분(77.1%)이 발생한 셈이다.

 전년 대비 증감률에서는 전 업종이 감소한 가운데 전기가스상수도업(-40.0%)과 기타산업(-19.7%)의 감소폭이 컸다. 타 업종의 감소폭은 광업 3.9%, 제조업 1.5%, 건설업 15.3%, 운수창고통신업 11.0%였다. 특히 2009년도 조사에서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던 전기가스상수도업과 기타산업이 이번엔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 한해 이들 업종에 맞는 안전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졌음을 짐작케 한다.

 질병사망자는 광업(353명), 제조업(188명), 기타산업(145명)에서 대부분(87.7%)이 발생했다. 이외 건설업, 운수창고통신업, 전기가스상수도업은 각각 54명, 38명, 4명이었다.

 광업, 기타산업은 비록 높은 수치를 기록하긴 했으나 2009년 조사(각각 -8.2%, -29.1%)에 이어 올해도 각각 4.6%, 8.2%의 감소세를 보여 꾸준한 관리가 이어지고 있음을 예상케 했다.다만 제조업은 지난해엔 14.6%의 감소세를 보였는데, 올해 11.2%의 증가세로 돌아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밖에 건설업, 운수창고통신업 등도 지난 2009년 조사에선 전년 대비로 각각 39.7%, 55.1% 감소라는 호성적을 보였으나 이번엔 각각 14.9%, 22.6% 증가해 감소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규모별 =5~49인이 3,167명으로 가장 질병자가 많이 발생했으며, 그 뒤는 5인 미만(1,643명), 1000인 이상(988명), 100~299인(780명), 50~99인(669명), 300~999인(537명) 순이었다. 규모별 사고성 재해자 분석과 유사하게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질병자의 상당수(61.7%)가 발생했다.

 2009년과 비교해서는 1000인 이상 사업장(16.4% 증가)을 제외하고 모든 규모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지난 2009년도 현황에서 모든 규모가 전년대비 감소했었던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런 결과로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사망자는 5~49인(239명), 100~299인(142명), 300~999인(136명), 5인 미만(85명), 1000인 이상(81명)의 순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면에서는 5~49인(21.9% 증가)과 50~99인(33.8% 증가)을 빼고 전 규모가 감소했다. 감소폭은 5인 미만 36.6%, 100~299인 4.7%, 300~999인 0.7%, 1000인 이상 10%였다. 사망자의 경우도 지난 2009년도 현황에선 전년대비 전 대상이 감소했던 터라 아쉬움을 더했다.

◇ 대책 성패, 현장의 관심과 협조에 달려

 산업재해율은 2008년, 2009년, 2010년 각각 0.71%, 0.70%, 0.69%를 기록했다. 매해 0.01%p 감소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소폭이긴하지만 전반적으로 산업재해가 지속적인 감소세에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감소세가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세부 현황에서 살펴봤듯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아직도 많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제조업, 기타의사업(서비스업), 건설업에 대한 관리가 아직도 미흡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이들 업종을 대상으로 집중관리를 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업종의 산재는 오히려 증가했다. 취약성에 대한 개선은 물론 대책이 현장에 제대로 반영됐는지 조차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두 번째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맞춤형 대책이 현장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중소규모 사업장은 주된 관리의 대상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업종 현실을 감안한 대책들이 대거 추진됐다. 일명 맞춤형 대책들이다. 그러나 이들 업종의 재해가 다소 늘어났다는 점에서 보면 이들 대책도 현장에서 큰 실효를 내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게다가 이들 사업장에 관리가 집중되면서 감소세를 보이던 50~99인, 1000인 이상 사업장이 증가세로 돌아서는 부작용까지 나왔다.

 세 번째 문제점은 재래형 재해인 전도, 협착, 추락재해가 아직도 빈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재해는 근로자의 안전의식 부재와 현장의 안전대책 부실로 인해 주로 발생한다. 이런 점을 감안, 정부는 지난해 각종 유관기관 등과 함께 캠페인 등 다양한 안전의식 향상 활동을 벌였다. 허나 드러난 결과에서 보듯 이들 활동 역시 현장의 적극적인 실천을 이끌어내는데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위에서 짚은 문제점들은 수년전부터 계속 지적됐던 사안들로, 정부는 물론 산업안전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에 정부는 이들 사안에 대한 개선안이 대거 포함된 ‘안심일터 만들기 4대 전략’, ‘제3차 산재예방 5개년 계획(+)’ 등의 중장기 대책을 내놓았다.

 이들 대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향후 획기적인 산재감소도 기대할만하다. 다만 문제는 모든 산업안전보건인의 협조와 산업현장 전 경영진 및 근로자들의 참여가 필히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산업안전분야 구성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아래 중장기 대책이 추진된다면 올해는 분명 산업안전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주춧돌이 놓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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