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로자 건강관리 자료 데이터화 시도
보건관리 측면에서는 비만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 밝혀내
“대부분의 직원들이 20살에 입사를 해서 이곳에서 58살 정년을 맞이하십니다.”
“올해로 만 28년째 보건관리자로 이분들의 건강관리를 담당해온 저로서는 이분들이 제 28년 동안의 자존심인 셈이지요”
간호대학을 졸업한 송영숙 보건건관리자는 4년여의 병원임상경험을 바탕으로 1983년 서울우유 용인공장에 입사하면서 산업보건에 입문하게 됐다.
송 보건관리자는 입사 후 건강관리 데이터 프로그램의 구축을 보건관리 분야에서는 처음 시도했다. 근로자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위험요인을 명확히 밝혀내야 하고, 그를 위해서는 자료를 데이터화시켜 분석하는 것이 우선돼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1990년도 초 당시로서는 생소하던 데이터관리 프로그램을 학원에 다니면서까지 익혔고, 이를 바탕으로 근로자 개개인의 과거 검진결과기록을 포함한 건강관리 자료들을 데이터화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직원들의 건강검진결과와 건강행태에 관한 자료들이 시간이 갈수록 축적되자, 송 보건관리자는 그에 대한 연구와 분석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불혹을 훨씬 넘긴 나이에 대학원과정까지 수료했다.
꾸준한 연구와 노력을 바탕으로 송 보건관리자는 1994년~2004년의 건강검진결과를 활용, 지난 10년간의 변화에 가장 영향을 미친 요인이 직원들의 체중 증가였다는 소중한 사실을 얻어낼 수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일개 제조업체 근로자의 혈압, 콜레스테롤, 공복혈당, B.M.I의 10년간의 변화’ 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관련분야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습니다. 비만이 건강유지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건강증진 사업의 1순위로 비만관리를 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근로자 Self 건강관리 프로그램 운영
건강관리가 일상생활이며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송영숙 보건관리자의 기본신념이다.
이런 점에서 근로자들의 건강을 위한 사업들이 일회성 캠페인이나 조사·평가보고로 끝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을 가장 아쉬워한다.
이러한 문화를 타개하기 위해 그녀는 ‘평생직장·평생건강 Self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건강검진 후에 ‘10년 후 당신의 뇌와 심장은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김반장 평가표’라는 것을 근로자들과 공유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자체 개발한 뇌·심혈관계 질환 발병위험도 평가도구를 통해 근로자 스스로가 평가토록하고 평가과정에서 당장에 개선하여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스스로 터득하게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Self 건강관리 능력’을 갖추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건강관리는 기본적으로 근로자들이 하는 것이고 우리와 같은 보건관리자들은 그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근로자분들이 건강검진 결과표를 받아들 때부터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그만큼 건강관리를 어렵게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런 점에서 저는 근로자분들이 쉽게 건강관리의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경로의 자료를 연구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업장 보건관리자들에게 우리나라의 대표 보건관리자가 누구냐고 물으면, 많은 이들이 송영숙 보건관리자를 꼽는다. 그만큼 산업보건 분야에서는 유명세를 탄지 오래됐다.
그가 자신의 사업장은 물론 동종직종의 전문가들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보건관리’에 대한 열정이 그 누구보다 뛰어났기 때문이다. 이 열정이 앞으로도 계속돼 우리나라 산업보건이 한 층 더 발전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