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속적인 단속과 점검에도 불구하고, 전국 주요 다중이용시설 31만 여동의 화재안전관리가 매우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충북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밀양세종병원 화재 참사 등에서 거듭 지적된 비상구 폐쇄·물건 적치 등 안전무시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청은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전국 주요 다중이용시설 55만7056동을 대상으로 화재안전특별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번 조사대상에서 제외된 휴‧폐업 다중이용시설 3만9718동(7.1%)에 대해서는 연내 조사를 재개할 계획이다.
이에 따르면 전국 다중이용시설 55만7056동 중 31만4351동(56.4%)에서 총 125만9209건의 지적사항이 적발됐다. 이 중 중대위반사항은 2만685건(1.6%)으로, 대형 화재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비상구 폐쇄, 방화구획 훼손, 가스배관 불량, 누전차단기 미설치 등이 지적됐다. 분야별로는 건축 분야가 1만2264건(59.3%)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전기 7260건(35.1%)’, ‘소방 878건(4.2%)’, ‘가스 283건(1.4%)’ 등의 순이었다.
나머지 123만8524건(98.4%)은 즉시 개선이 가능한 경미한 사항이었다. 분야별 주요 지적사항을 살펴보면 소방분야(85만1858건, 68.8%)에서는 경보설비 발신기 표시등 불량, 옥내소화전 호스연결 상태 불량 등이, 건축분야(19만9103건, 16.1%)에서는 방화문 도어체크 탈락, 내화충진재 마감처리 미흡 등이 적발됐다. 전기분야(13만4327건, 10.8%)에서는 배전반 문짝 교체, 노후차단기 교체 등이 지적됐다. 가스분야에서는 고무호스 사용, 가스누설경보기 전원공급 불량 등이 확인됐다.
소방청은 중대위반사항이 발견된 시설 8683동에 대해서는 법적처벌 및 행정 조치했으며, 경미한 위반사항은 30일간 자진 개선 기간을 부여해 보수·정비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