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근로자 안전대책, 시급히 보완해야
고령근로자 안전대책, 시급히 보완해야
  • 승인 2011.03.30
  • 호수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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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회는 출산율 저하와 평균수명 연장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2000년도에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는 2026년경이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인구인 초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생계유지를 위한 50세 이상 고령인구의 사회적 참여가 증가하면서 고령근로자의 산업재해 빈도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50세 이상 고령근로자의 산업재해는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시작됐던 2000년을 기점으로 크게 증가했다. 1999년부터 4년 동안 고령근로자 산업재해자가 120%나 늘어났던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증가추세가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향후 2050년까지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노인인구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만큼 앞으로 고령근로자의 산업재해는 더욱 늘어날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 실로 고령근로자에 대한 안전문제가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이슈로 등장한 것이다.

고령근로자의 산재가 늘어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신체적 기능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위험상황에 대한 대처능력 또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지구력, 민첩성, 순발력, 근력 등이 떨어지고, 사물에 대한 인지능력도 저하되면서 위험한 상황에 빨리 대처를 못하는 것이 사고발생의 주된 원인이다. 이처럼 신체적 기능이 떨어지니 추락, 전도와 같은 재해형 재해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작업환경도 고령근로자의 사고를 부추기는 한 원인이다. 현재 전국 대부분의 사업장은 청년 근로자에 맞춰 작업환경을 설계해 놓았다. 때문에 고령근로자는 공정 속도나 기계·기구 취급 등에 있어 적응을 잘 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사고를 입게 된다.

근로자의 고령화 문제는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는 문제다. 그럼 어떻게 해야 고령근로자의 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까. 해법은 간단하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 고령근로자에 맞춰 작업환경부터 개선을 해야 한다.

지난해 BMW사는 고령근로자들의 단점인 근력, 유연성, 지구력, 시력 저하 등의 신체적, 인지적 특성을 감안하여 작업 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또 이와 함께 고령근로자들은 숙련된 기술, 경험, 노련함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공정으로 배치를 전환했다. 이러한 환경 개선은 결국 고령근로자에게서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상당히 줄였고, 생산성 향상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

즉 BMW사는 작업환경 개선을 통해 ‘고령근로자가 재해감소’, ‘노동력 부족 해결’, ‘청·장년층이 융합된 조직문화 조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마련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반면 이런 선진 외국의 사례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고령근로자 재해예방 대책은 현재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다. 지난해 고령근로자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한 작업 지침 등이 나오긴 했으나 청소, 경비, 조리 등 일부 서비스업종만을 다루는 등 대상이 한정적이고 전문적이지 못하다. 다시 말해 퇴직후 재취업에 종사하고 있는 고령근로자에게 필요한 수준일 뿐 BMW사와 같이 공정 기계나 작업방법이 폭넓게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청·장년층 근로자와 고령근로자는 신체적, 인지적 특성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고령근로자를 배려하는 마음의 작업환경개선이 기업 중심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또한 기업들이 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정책적 재정 지원과 업종별 환경개선 가이드가 개발ㆍ보급되어야 한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대책마련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몇 배의 지원이 필요하게 되는 시점이 올 것이란 걸 명심해야 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일은 더 이상 만들지 말자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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