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짐 사고’ 예방의 달
‘넘어짐 사고’ 예방의 달
  • 임동희 기자
  • 승인 2011.03.30
  • 호수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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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총 21,242명 발생, 최근 재해자수 꾸준히 증가


식당에서 주방일을 하던 김모씨(50)는 손님에게 내줄 밥이 부족해 주방 안으로 급하게 뛰어가던 중 바닥에 있던 수도꼭지 연결호스에 걸려 넘어지면서 무릎에 큰 부상을 입었다.

또 박모씨(46)는 주방에서 요리를 만들기 위해 걸어가던 중 바닥에 떨어진 파를 밟고 옆으로 넘어지며 어깨를 크게 다쳤다.

각종 사고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넘어짐 사고다. 넘어짐 사고는 순간의 방심으로 인한 사고가 많아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크게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산업현장에서는 그러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 한해 동안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재해자 98,645명 중 21,242명(21.5%)이 넘어져 다쳤고, 그 중 97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체 재해 유형 중 가장 많은 재해자수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2007년 16,231명(48명)이던 넘어짐 재해자는 2008년 18,527명(99명), 2009년 20,184명(94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괄호안 사망자 수). 전체 재해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07년 18%, 2008년 19.3%, 2009년 20.6%, 2010년 21.5% 등으로 높아지고 있다.

넘어짐 재해는 다양한 업종에서 발생하지만, 특히 일상생활과 밀접한 분야인 식당, 학원, 병원, 청소 등 서비스업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전체 넘어짐 재해의 절반가량인 51%가 서비스업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서비스업재해 중에서도 넘어짐 재해가 차지하는 비율은 35%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건물 등 종합관리업, 음식 및 숙박업,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수리업, 위생 및 유사서비스업에서의 발생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넘어짐 사고는 보통 바닥에 미끌어지거나 돌출물 등에 걸려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일터에서 발생한 넘어짐 재해를 형태별로 분석해보면, 미끄러져 넘어짐 사고(34.2%)가 가장 많고, 그 뒤로는 계단에서 전도(18.4%), 바닥의 돌출물 등에 걸려 넘어짐(14.1%), 물체의 전도·전복(12/5%),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넘어짐 재해는 일터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서울대 연구진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연간 안전사고(약 1,300만건) 중 약 39.2%가 넘어짐 사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통사고(14.9%), 무리한 신체활동(14%) 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넘어짐 재해는 사고 당시뿐만 아니라 이후도 위험하다. 미끄러져 발생한 넘어짐의 경우 고관절이나 요통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주위의 위험물에 부딪히거나 닿았을 경우에는 신체적으로 큰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특히 고령 근로자 및 여성 근로자가 넘어짐 사고를 당할 경우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 있어, 이들 근로자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고 예방에 대한 관심이 필수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넘어짐 사고. 그렇다면 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작업할 때나 일상생활 속에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사고를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사업장에서는 무엇보다 정리정돈이 필요하다. 작업자가 주로 다니는 통로에는 물건을 쌓아 놓지 말고, 통로가 아닌 곳에는 근로자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방책 등을 설치해놔야 한다. 그리고 바닥청소 등을 통해 물기와 기름기 등 불안전요소를 사전에 제거해나가고, 바닥에 미끄럼방지 등의 조치를 취해놓는 것도 필요하다. 또 작업 시 슬리퍼 등의 착용을 되도록 하지 말고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안전화를 착용하는 것도 꼭 필요한 안전수칙 중 하나다.

고용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넘어짐 사고를 누구나 경험하는 사고로 생각하며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데 이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애초부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넘어짐 사고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청계천에서 대대적인 대국민 캠페인 실시

이처럼 넘어짐 사고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타 재해유형에 비해 사망률이 높지 않아서인지 그 위험성에 대한 국민적인 경각심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이에 넘어짐 사고에 대한 안전의식을 범국민적으로 향상시키는 게 급선무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안심일터 만들기 중앙추진본부(본부장 박재완)는 지난 24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정부기관, 노·사 단체, 안전·보건 유관기관, 직능단체 등 29개 기관 관계자와 일반시민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넘어짐 사고예방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번 행사는 산업재해, 그중에서도 특히 넘어짐 사고의 심각성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넘어짐 사고는 ‘설마’하는 생각에서 발생하는 사고로 국민, 근로자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안전하게 행동하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라며 “앞으로 근로자분들은 조금 더 조심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해주길 바라며, 국민들도 안전을 항상 생각하고 실천해주길 당부드린다”라고 밝혔다.

캠페인에서는 난타 공연, ‘사고예방 실천 약속 손도장 찍기’, 배달오토바이에 ‘안전깃발 달아주기’, 넘어짐 사고체험 및 사고사례 전시회, 넘어짐 판토마임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행사를 지켜본 박경선씨(32)는 “처음에는 무심코 지켜보다가 넘어짐 재해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앞으로 걸어다닐 때나 계단을 오를 때 좀 더 주의해서 다녀야겠다”라고 말했다.

행사에 대한 주요 TV와 언론매체 등의 취재 열기도 매우 뜨거웠다. 이에 이번 행사는 넘어짐 사고에 대한 범국민적인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큰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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