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 조급증, 이제는 사라져야
단기적 조급증, 이제는 사라져야
  • 승인 2011.04.06
  • 호수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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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는 로스쿨출신 검사임용안, 일반의약품 슈퍼판매금지, 동남권 신공항선정 등으로 인해 연일 시끌벅적하다. 이들 이슈들은 공통적으로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단기적 집단 이기주의를 띄고 있다.

이런 유형의 사회적 문제들은 전체보다는 특정집단을, 중·장기적인면보다는 순간에 집중하여 생각과 판단을 함으로써 발생한다. 덧붙이자면 어떤 정책이든 심층 깊은 검토와 판단에 의해 결정하고, 이렇게 결정된 사항은 일관성 있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않다보니 생겨나는 것이다.

현재 이런 특성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번 3.11 일본대지진과 관련한 우리 사회의 반응만 보아도 여실히 드러난다.

정부와 언론매체는 이번 일본지진 후 연일 피해상황과 문제점, 일본의 특성 등을 대서특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국민들은 국내 원전의 안전성에 우려를 나타내는 동시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합동점검반을 꾸려, 국내 21기 원자력발전소와 연구용원자로, 핵연료가공시설 등의 안전상황에 대해 3월 23일부터 약 1개월간 총체적인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이번 점검의 경우 4월말까지 보고서를 작성해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렇게 급조된 TF팀으로 약 1개월만에 원전의 안전성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에 대해 의문을 지울 수가 없다. 일반적인 건축 시설물의 안전점검도 수개월에 걸쳐서야 정확한 평가가 나온다. 그런데 핵발전을 하는 원전 21기를 1개월만에 평가하여 결과를 내놓겠다하니 그 신뢰성에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관련 전문가나 종사자가 과연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 묻고 싶다.

정부는 이 문제를 왜 이렇게 급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일까. 3.11 일본대지진이 아니었다면 거론조차 되지 않았을 일을 마치 지금 바로 답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니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원전은 국운이 걸린 문제다. 석유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생산가능한 동력원이다. 이런 점에서 원전 점검은 충분한 시간과 인력, 준비 과정을 통해 진정 믿을만한 결과를 내놓아 한다. 이를 간과하고 단기적으로 접근하고 처리하여 결과를 도출하려한다면 당연히 부실한 결과를 얻을 수밖에 없다.

이런 대응 방식은 비단 이번 원전 점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간 우리사회는 안전문제를 이렇게 단기적인 대응방식으로 접근해왔다. 큰 사건과 사고가 발생했을 때 위험과 문제점, 오류를 마구 쏟아내고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리고 말았다. 안전을 포함한 모든 문제를 거시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해결해 나가지 못해왔던 것이다. 이런 특성을 바로잡아 나가야할 정부나 사회지도층도 순간적 인기주의에 영합하여, 이를 이용하며 부추기기에 급급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 이러한 현상은 사회발전과 선진사회로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국민들도 조바심의 단기적 습성에서 벗어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믿고 기다릴 줄 아는 미덕을 갖추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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