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해빙기, 안전사고에 더 주의해야
마지막 해빙기, 안전사고에 더 주의해야
  • 박연수 소방방재청장
  • 승인 2011.04.06
  • 호수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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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수 소방방재청장

추위가 풀리고 따뜻해지면서 활동하기에 좋은 계절이 돌아왔지만 ‘동결심도’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동결심도는 겨울철에 땅이 어는 깊이를 말한다. 땅이 얼면 부피가 늘어나 건축물, 옹벽 등의 기초판을 들어 올리게 되고 해빙기가 오면 다시 침하돼 건축물 균열의 원인이 된다. 냉장고에 넣어둔 맥주가 얼면 부피가 증가해 맥주병이 깨지는 것과 동일한 이치다. 이렇듯 해빙기는 시설물 구조가 약화돼 안전사고로 이어질 개연성이 매우 높은 시기로 동결심도가 깊을수록 해빙기 안전사고 발생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겨울 전국 일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날은 13.9일로 평년보다 8.3일이나 많다. 서울의 동결심도는 대게 60~110cm 정도가 되는데 겨우내 지속된 한파로 전국에 걸쳐 동결심도가 더욱 깊어져 해빙기에 기초가 흔들리고 무너져 축대, 옹벽, 담장, 절개지 등이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실제 최근 5년간 해빙기 안전사고로 18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고, 이중 건설공사장에서만 14명이 사망했다. 지난 2009년 2월에는 판교신도시 건설공사장 붕괴와 수원 아파트 신축공사장 축대붕괴 사고로 4명이 죽고 7명이 다쳤다.

건설공사장에 대한 각별한 안전관리가 절실히 요구된다. 대한건설협회에서 발표한 국내 건설수주 동향을 보면 지난해 국내 건설 수주액이 전년 대비 13% 감소(3년 연속 감소)하는 등 장기침체 국면에 빠져 있어 안전에 들어가야 할 비용을 줄이는 등 안전관리가 소홀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에 따라 소방방재청은 해빙기 인명피해 2년 연속 제로화 달성을 위해 관계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현장성 높은 예방대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먼저 기온분석을 통해 전국을 남부·중부·북부 3개 권역으로 나누고 해빙기 안전대책을 집중 추진하고 있다. 건설공사장, 절개지, 축대 등 취약시설 2만2000여곳에 대해서는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안전조치를 실시했으며, 이상 징후가 포착된 축대·옹벽 등에는 전담인력을 배치해 현장 예찰활동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위험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고 발견해 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책임자를 지정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통·리장, 지역자율방재단, 재난안전네트워크 등을 마을단위 ‘현장재난 관리관’으로 지정해 위험요소를 발견하면 즉시 관할 관청에 신고토록 하는 것이다.

그밖에 건설공사장에서는 현장 안전관리자와 감리단 등에 대한 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토록 했고,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시설은 관리카드를 만들어 담당 공무원이 책임지고 관리토록 하고 있다.

예방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인명피해 방지다. 위험한 곳에는 사람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취약시설이나 지역은 징후를 잘 관찰해 사전 주민대피가 가능하도록 대피방법을 알아둬야 한다.

해빙기를 맞아 단 한 건의 인명사고도 발생하지 않으려면 정부의 안전대책만큼 시설물 관리자, 공사장 책임자 등이 생활주변이나 현장의 안전상태를 꼼꼼하게 점검하고 위험요소를 스스로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사장 시공업체도 평상시보다 치밀하게 공사현장을 살피고 안전을 독려해야 한다.

일반 시민도 생활주변 담장, 축대 등의 균열이나 지반침하 등 재난의 전조를 발견하면 위험을 주변에 알리고 신속하게 제보하는 등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안전사고 위험이 큰 해빙기에는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경각심을 갖고 생활주변을 살피는 지혜가 귀중한 생명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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