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시야가 좁아지면서 결국 실명에 이르게 돼 ‘소리없는 시력 도둑’으로 불리는 녹내장 환자가 최근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8일 ‘녹내장과 관련해 2002년부터 2009년까지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녹내장 환자는 2002년 약 20만7,000명에서 2009년 40만1,000명으로 7년 새 두 배나 뛰었다.
2009년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녹내장 환자는 남성의 경우 80대 이상이 3,31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는 70대(3,079명), 60대(2,127명) 등의 순이었다. 여성은 70대가 2,97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60대 이상(2,290명), 80대 이상(2,266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7년 간 연평균 환자증가율이 가장 가파른 연령은 80대(약 12%)로 나타났다.
대체적으로 고령층에서 환자가 많았으나 20, 30대 젊은층도 안심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연평균 증가율이 6~7%대로 40, 50대의 5%대보다 높은 것.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안과 박종운 교수는 “건강검진을 받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녹내장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녹내장질환의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원인 및 치료법은?
당뇨병성망막증, 황반변성과 함께 3대 실명질환의 하나인 녹내장은 시신경 손상으로 시력이 파괴되는 질환이다.
주로 안압 이상으로 발생하며,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시력이 급격히 저하돼 병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치료시기를 놓친 경우가 많아 ‘시력 도둑’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시력이 저하된 것 같은 느낌이 있거나 머리가 무겁거나 아픈 경우, 또 어깨가 결리고 불빛을 보면 그 주위에 무지개 비슷한 것이 보이는 경우, 눈이 무겁고 눈이 아프면서 피로를 느끼는 경우에는 녹내장을 의심해봐야 한다.
박 교수는 “조기에 발견하여 시신경이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만이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을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서 “그나마 치료법이 있다면 안압을 조절하는 방법을 들 수 있는데, 여기에는 약물요법, 레이저 수술법, 외과적 수술법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