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세계 각국 위협
9.11 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 최고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 대테러부대의 기습작전에 의해 지난 1일 사살됐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전 세계가 테러 위협 속에 처해지고 있는 상황이 발생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일 밤 빈 라덴이 사망한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파키스탄에 있던 빈 라덴의 은신처에 미군 특수부대를 투입, 교전 끝에 빈 라덴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10년 전인 2001년 9ㆍ11테러를 감행해 3천여명의 무고한 인명을 숨지게 한 빈 라덴이 제거된 것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가장 중대한 성과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하며 이제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후 주요국에서는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제임스 캐머런 영국 총리는 “빈 라덴이 사망함에 따라 테러 등과 관련한 위협이 줄어들었다며 세계인들이 이에 대해 안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빈라덴의 사망은 전 세계적 테러에 대한 중대한 사건”이라고 평했다.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은 세계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일 미국 뉴욕과 유럽 증시가 개장 초 오름세를 탔고, 이에 앞서 아시아 각국 증시도 대부분 상승했다. 국제원유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국제원유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각국 ‘테러대비 비상체제 돌입’
빈라덴 사망 직후 테러위협이 커지면서 환호성은 오래가지 못했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됐다는 소식을 접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보복을 다짐하고 나섰다.
이들이 모이는 인터넷 사이트에는 보복을 암시하는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한 근본주의자는 “신이시여, 제발 사실이 아니게 해주소서. 오바마를 저주하소서”라는 글을 올렸다. “빈 라덴은 죽었지만 지하드를 향한 그의 메시지는 결코 죽지 않는다. 형제 자매여, 그의 죽음이 축복으로 변하는 것을 지켜보아라”라는 글도 올랐다.
이처럼 과격세력의 보복 테러 가능성이 커지면서 전 세계는 ‘테러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미 국무부는 2일 오전 성명을 통해 “미국인을 겨냥한 폭력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여행 경보(travel alert)를 발령했다.
유럽도 사정은 마찬가지. 독일 외무부도 2일 자국민에게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프랑스에 본부를 둔 인터폴도 테러 가능성을 경계하고 나섰다. 인터폴 관계자는 “알카에다의 테러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각국 경찰과 실시간 협조하며 사태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 잇단 테러 경고
우리나라의 상황도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직접적으로 테러위협을 받았기 때문. 지난 3일 아랍권 ID를 사용하는 신원불명자가 삼성그룹 본사와 주한 9개 아랍국가 대사관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이메일을 보내와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3일 경찰청 대테러센터에 따르면,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본사를 2일부터 6일 사이에 폭파시키겠다는 협박 이메일이 ‘dilara zahedani’라는 발신자 명의로 캐나다에 있는 삼성그룹 법인(현지시각 2일 새벽 4시 28분쯤)에 접수됐다. 협박 이메일에는 주한 터키,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오만, 요르단, 이집트, 바레인, 시리아 등 9개 국가 대사관도 함께 폭파하겠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이에 신고를 접수받은 경찰은 3일 오전 삼성본사에 경찰특공대 EOD(폭발물 처리반)와 타격대, 정보, 보안분석조, 강력팀 등을 파견해 지하 7층부터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3일 현재까지 폭발물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오사마 빈 라덴 사망과 관련, 주한 각국 대사관을 목표로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사관 주변 순찰 강화를 지시했다.
서울청은 빈 라덴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각국 대사관 주변에 있는 쓰레기통 등 폭발물 설치 가능성이 있는 지점의 수색을 늘리는 한편 일선 경찰서와 지구대에 대사관 인근 순찰을 강화하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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