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학의 향기, 시원한 샘물
우리문학의 향기, 시원한 샘물
  • 연슬기 기자
  • 승인 2011.06.22
  • 호수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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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行人暍(오가는 행인 더위에 지쳤는데)
寒漿當路傍(시원한 물을 길가에서 만났네)
勺泉能潤國(조그만 샘물 온 나라를 적시니)
再拜迺堪嘗(두 번 절하고야 맛볼 수 있네)

이규보(李圭報 1168~1241) <시원한 샘물[寒泉]>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한국문집총간 2집) 

 
[해설] 이 시는 고려시대 대문장가인 이규보가 길을 가다 지은 두 편의 시 중 한 편입니다.

작은 샘물은 우뚝 솟은 산봉우리처럼 벅찬 감동을 주지도 않고, 도도히 흐르는 강물처럼 가슴을 일렁이게 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흔히들 무심코 지나치곤 합니다.

그러나 더운 여름 지친 행인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거창한 그 무엇이 아닌 바로 시원한 물 한 잔일 것입니다. 요즘은 큰 물에 비유될 만큼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많은 물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무심히 흘려보내기만 하지는 않는지...

목마르고 지쳐 쓰러진 사람들에게 한 잔씩 나누어 줄 수 있다면, 우리 주변에 갈증을 느끼는 사람이 그만큼 줄어들 수 있을 텐데요. 나는 누구의 샘물이 될 수 있을까, 옆을 한 번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혹은, 이규보가 지은 나머지 한 편의 시처럼 길가의 나무가 되는 것도 좋겠지요.
큰 나무[大樹]
好是炎天憩(더운 날씨에 쉬기 좋고)
宜於急雨遮(소낙비 피하기도 좋아라)
淸陰一傘許(시원한 그늘 양산만 하니)
爲拜亦云多(주는 혜택이 또한 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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