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치과 한창수 과장
바쁘게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쉽게 놓치게 되는 것이 많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아이들 치아관리다. 특히나 요즘은 대다수 부모들이 맞벌이를 하다 보니 더욱 신경 쓰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들 치아라고 소홀히 했다가는 큰 코를 다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7월이면 유치원을 비롯해 초등학교 등의 방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니 이 기회를 활용해 아이들의 치아상태를 점검해 보도록 하자.
초등학교에 진학할 무렵은 유치(젖니)가 빠지고 영구치로의 교환이 이루어지는 시기로, 치아 관리에 각별한 신경이 필요한 때다. 흔히 이 시기의 아이들 치아를 결국 빠져버릴 젖니라고 해서 방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유치의 중요성을 간과한 행동이다.
유치는 음식물을 씹는 기능뿐만 아니라 발음, 심미성, 턱뼈의 성장 발육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 나중에 영구치가 질서 있게 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 유치에 충치가 생기면 음식물 섭취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치아 뿌리 밑에 염증을 일으켜서 영구치의 정상적인 발육을 방해한다.
아울러 충치로 인해 빠진 이가 생기면 그쪽으로 인접치가 기울어져서 후속 영구치가 올라오지 못하거나 덧니가 생기게 한다. 즉 유치의 충치를 방치하면 자녀의 구강건강과 영구치의 치아배열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유치의 충치는 가능한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6세에 나기 시작하는 어금니는 영구치 중 가장 중요한 치아다. 만 6세 쯤 아이의 입안을 보면 안쪽 끝에 지금껏 가지고 있는 이와는 색깔이 다르고 큰 어금니가 올라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치아가 바로 6세 구치라고 하는 제1대 구치다. 이 치아는 평생 사용해야 하는 영구치로서 다른 치아의 발육, 치아의 배열에 기준이 되는 아주 중요한 치아이다. 만약 이 6세 구치에 문제가 생기면 평생의 구강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므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때도 가장 중요한 것은 충치관리다. 구강위생이 좋지 않으면 날 때부터 충치가 생기기도 하기 때문에 일찍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 이 6세 구치의 씹는 면이 잇몸 밖으로 노출될 때쯤 바로 치과에 가서 치아 홈 메우기(실란트라고 함)를 하는 것이 충치 예방에 매우 좋다.
초등학교 1학년 무렵이면 앞니가 교환되기 시작해 외모의 변화가 뚜렷해진다. 이 시기의 경우 대부분 윗니, 앞니 두 개만 있는데 크기도 너무 커 보이고 사이도 벌어져 있어서 많은 부모들이 우리 애가 비정상이 아닌가하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치아 크기는 이미 다 완성된 상태이고 주위 유치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크게 보이는 것뿐이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치아 사이가 벌어진 것도 2mm 까지는 정상이다.
그러나 너무 많이 벌어져 있거나 영구치가 옆으로 돌아 나온다든지 양쪽이 나오는 기간차가 너무 크다면 X-ray로 확인해야 한다. 간혹 과잉치에 의해서 맹출(치근의 형성이 진행함에 따라서 치관이 구강내에 나타나는 것)에 방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적절한 구강관리는 부정교합의 조기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울러 이때는 교정 치료가 필요한지 알아보는 최적의 시기이기도 하다. 검사를 해서 부정교합에 의해 성장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면 교정치료를 고려해 봐야 한다.
검사 결과 치아골격에는 문제가 없고 덧니만 문제라면 유치가 모두 교환되는 12~13세에 상담과 치료를 받으면 된다. 하지만 뻐드렁니, 주걱턱 등 골격에 문제가 있다면 취학 전에 꼭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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