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병원근로자 안전보장 계기 돼야”
에틸렌옥사이드 가스(이하 EO가스) 중독에 의한 ‘골수이형성증후군’을 진단받은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이는 EO가스를 장기간 취급해 온 병원근로자에 대한 첫 산재인정 사례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원자력의학원지부의 김모 조합원이 ‘골수이형성증후군’으로 지난달 27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고 최근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김 조합원은 1988년부터 22년간 원자력의학원 중앙공급실에서 EO가스를 이용한 소독·정비작업 등을 수행해 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9월 실시한 특수건강검진에서 골수검사 및 염색체 검사를 실시한 결과 ‘골수이형성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EO가스는 의료장비를 소독하는 데 쓰이는 물질로, 국제암연구소(IARC)는 EO가스를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EO가스의 취급 및 사용을 위해서는 엄격한 관리 및 시설 조치 기준이 필요하다.
보건의료노조의 한 관계자는 “병원 곳곳에 발암물질, 감염물질 등 다양한 위험요인이 도사리고 있음에도 병원 내 안전보건을 위한 조치는 미약하다”면서 “이번 판정이 병원 근로자의 건강권을 실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보건의료사업장 내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가 병원 사업장의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여부를 철저히 지도 감독해 달라”고 덧붙였다. 참고로 ‘골수이형성증후군’은 골수가 정상적으로 혈액을 만들어 내지 못해 신체이상이 초래되는 질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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