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단지 잇단 폭발사고, 시민 불안 ‘가중’
석유화학단지 잇단 폭발사고, 시민 불안 ‘가중’
  • 연슬기 기자
  • 승인 2011.08.31
  • 호수 11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상반기 사고발생 건수, 전년 수치에 육박
올해 들어 울산석유화학단지 등 전국 산업단지 곳곳에서 폭발사고가 연이어 발생,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지자체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올 6월 말까지 지역 국가산업단지에서 발생한 폭발화재사고(단순폭발사고 제외)는 모두 172건이다. 한 달 평균 3.2건이 발생한 셈. 특히 올해는 상반기에만 26건이 발생했다. 이 수치는 지난 한 해 발생건수인 33건과 2009년의 31건에 육박하는 것이다.

게다가 7월 이후로도 ▲경북 포항 P제철소 공장 폭발사고(8월 2일) ▲울산석유화학공단 내 H공장 폭발사고(8월 17일) ▲전남 광양 P제철소 가스관 폭발사고(8월 19일) ▲경북 구미 T공장 기술연구소 폭발사고(8월 27일) 등 각지에서 폭발사고가 잇따라 발생, 올해 폭발 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연이은 산단 폭발사고의 가장 큰 이유로는 ‘노후 시설’이 꼽히고 있다. 울산석유화학단지가 조성된 지 40여년에 이르는 등 전국 대부분의 공단이 조성된 지 오래되다 보니 공장시설의 노후화가 심각, 사고발생의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또 ‘무분별한 원가절감’이 사고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안전성이 떨어지는 자재 및 원료를 쓰거나 설비보수 등의 작업을 전문성이 떨어지는 외주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최근 위험물 저장시설이 늘어난 것, 기업의 안전의식 미흡, 감독기관의 점검 소홀 등도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봉책보다 체계적인 중장기 대책이 필요

사고다발지인 울산시는 지난달 11일 울산시소방본부와 함께 화재취약 대상 업소 39곳을 분류, 특별소방검사를 벌였고 소방본부장 주관으로 특별교육 및 유관단체와 간담회를 통해 사고재발방지 대책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1개월여가 지난 17일 또 다시 석유화학공단 내 H공장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해 대책을 무색케 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폭발 사고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각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시설의 노후화 문제부터 개선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한 산업안전전문가는 “석유화학공단 대부분 업체에 별도의 안전관리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시설 노후화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면서 “설비 재투자가 시급하지만 비용문제로 기업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또 그는 “현행 제도 하에서는 노후화 정도를 비교할 명확한 기준이 없어 노후된 유화시설에 대한 재투자가 전적으로 업체들의 판단에 달려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노후화 시설에 대한 개선 대책을 명확하게 내놓고, 기업들의 시설개선을 강제하거나 유도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각계, 산단안전관리 종합대책 마련 분주

석유화학단지 등 산단 내 폭발사고는 단순히 폭발에만 그치지 않고 엄청난 재앙을 불러 올 수 있어 일반 공장의 폭발사고 보다 그 심각성이 더하다. 폭발의 규모도 문제지만 폭발사고가 나면서 인체에 유해한 화학연료와 가스가 대량 유출될 수 있기 때문. 따라서 산단 인근 지역민들은 큰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폭발사고가 집중된 울산석유화학단지 주변 시민들은 우려 수준이 심각한 상황이다.

권선영씨(31·울산 남구 삼산동)는 “울산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석유화학업체가 몰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근 지속적으로 사고소식이 들려 불안하다”라며 “당국이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 최근 고용노동부는 유관기관과 연계해 총체적인 안전관리 대책을 근시일래 마련하기로 했다. 또 각 지역 화학업체들은 사고재발방지 대책을 모색하는 한편 사고 발생 시 효율적인 대응에 나서기 위한 협력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밖에 시민단체 등은 산업단지 안전관리 실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기 위한 사회적 감시망 구축에 나섰으며, 소방당국은 산단 내 대형화재에 대비한 최신 소방장비의 도입을 검토키로 했다.

이런 노력들이 피상적인 대책이 아니라 실효가 있는 현실적인 대책으로 이어져, 잇단 산단폭발사고의 사슬을 끊을 수 있을지에 각계는 물론 국민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 서울특별시 구로구 공원로 70 (대한산업안전협회 회관) 대한산업안전협회 빌딩
  • 대표전화 : 070-4922-2940
  • 전자팩스 : 0507-351-7052
  • 명칭 : 안전저널
  • 제호 : 안전저널
  • 등록번호 : 서울다08217(주간)
  • 등록일 : 2009-03-10
  • 발행일 : 2009-05-06
  • 발행인 : 박종선
  • 편집인 : 박종선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보현
  • 안전저널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본지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
  • Copyright © 2025 안전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bhkim@safety.or.kr
ISSN 2636-0497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