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척추전문센터 장연규 신경외과장

고대하던 민족의 명절 추석이 지났다. 추석은 온가족이 모이는 행복한 행사다. 하지만 그 기쁨만을 생각해 건강관리에 무신경했다면, 추석이 끝나고 찾아온 여러 후유증에 큰 고통을 겪게 될 수도 있다.
일화를 하나 소개한다. 지난해 일이다. 추석이 지나고 얼마 되지 않아 한 50대 여성 근로자가 병원을 찾아 온 적이 있었다. 추석 때 오랜 만에 만난 조카들이 반가워 업어주다가 허리를 삐끗했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
이에 따르면 처음에는 조금 그러려다 말거니 하고, 별 치료를 하지 않았는데 허리를 짓누르는 듯한 허리 통증이 점점 극심해져 인근 의원을 찾았다고 한다. 그곳에서 단순 엑스레이 촬영 후 물리치료, 약물치료를 일주일동안 받았으나 통증은 여전했다.
이에 그녀는 한의원도 찾아가 침과 부황 등을 이용한 치료를 받았는데 차도는 없었고, 결국 척추전문센터가 있는 본원까지 찾아오게 됐다.
간단한 척추 진찰 결과 그녀는 하부 흉추를 누를 때 통증이 더 악화되는 소견을 보였다. 하지만 단순촬영을 해본 결과 다친 곳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따라서 MRI 검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제12흉추 압박골절 소견이 보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을 통해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는 치료 가능기간이 지나 어쩔 수 없이 경피적 요추성형술을 시행해야만 했다.
경피적 요추성형술은 뚜렷한 원인이 없이 요통이 지속되는 환자, 단순사고에 의한 요추 염좌 후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술이다. 척추뼈 사이의 공간을 통해 해당되는 신경 막 근처에 약물을 주입하여 직접적으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제거할 수 있다.
이 시술은 수술, 흉터, 출혈, 입원이 없는 비수술적 방법으로써 모니터를 보면서 정확하게 시술을 하는 장점이 있어 후유증이 거의 없다. 시술은 국소마취로 진행되며, 시간은 대략 20분 정도 걸린다.
시술을 받은 대부분의 환자가 시술 후 통증의 완화를 직접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좋은 시술로 알려져 있다. 상기 사례의 환자도 시술 후 지금까지 거의 통증을 느끼지 않는 상태다.
이 시술은 경증의 환자에게 주로 사용되는 것으로. 상태가 심한 환자는 어쩔 수 없이 수술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환자들은 통증 등이 생기면 바로 내원을 하여 정확한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요통인 줄 알고 오랜 시간 방치하다가는 결국 더 압박이 심해져 허리통증이 악화될 수 있다.
여기서 고령환자는 더욱 주의를 해야 한다. 일례로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고령 환자의 경우 가벼운 사고 후 지속적인 요통을 호소할 수 있는데 이때 단순 엑스레이촬영상 골절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게다가 허리가 아프다고 호소하면 허리 즉 요추부위만 단순촬영을 하여 다른 하부 흉추의 손상을 간과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때문에 환자들이 보다 깊은 의학 상식을 갖고 있는 것이 본인을 위해 좋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치료과정에서 차도가 없다면 특수 촬영기법을 통한 MRI검사 등을 요구해 압박손상된 척추의 부위와 정도를 정확하게 알아내야 한다. 조기에 원인을 알게 되면 간단한 시술로써 압박골절로 인해 생기는 통증을 보다 빨리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좋은 치료법은 역시 예방이다. 평소 무리하게 허리를 사용하지 말고, 허리를 사용할 때는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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