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만 혜택 입어

국내 은행들의 서민 차별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소업종 상인들이 카드 수수료 인하를 촉구하고 나서자 카드사들이 한발 물러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은 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은행 창구나 인터넷뱅킹 등을 통한 송금, 계좌이체, 자동입출금기(ATM) 예금·인출 등 은행 서비스 수수료는 서민들에게 더 많이 부과되고 있다. 또한 지난 3월 금융당국의 조치로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자, 일부 서비스가 폐지되면서 서민들의 혜택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은행들은 창구 수수료, 현금자동인출기(ATM) 수수료 등이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은행들보다 훨씬 싸다며 수수료 인하를 거부하고 있다. 은행 고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인 자동화기기(ATM) 현금인출 수수료는 은행별로 500~1,200원에 달한다. 영업시간외에 인출하면 이보다 더 비싸고 다른 은행 ATM에서 인출하면 그 수수료는 더 올라간다.
이에 따른 은행 수수료 수익은 상당하다. 실제로 금융연구원의 ‘은행 수수료 현실화에 따른 경제적 취약계층 부담완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 수수료 수익은 2001년 2조 1,341억원에서 2009년 5조 571억원으로 2.4배 증가했다.
하지만 선진국 은행의 경우 우리나라 은행과 사정이 다르다. 미국 씨티은행, 영국 바클레이즈은행 등의 글로벌 은행은 타행 이체, 영업시간 외 등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수수료를 ‘0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서민들만 수수료 낸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수수료가 서민들이 아닌 부유층 고객에게는 공짜라는 점이다. 물론 인터넷뱅킹이나 텔레뱅킹, 모바일뱅킹 등을 이용하면 당행 송금수수료가 면제된다. 하지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저학력 빈곤층이나 노인 등은 수수료를 그대로 내야 한다.
반면 각 은행들은 대규모 프라이빗 뱅킹(PB)센터를 잇따라 개설해 부유층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각종 수수료 면제, 대출이자 우대, 문화행사 초청 등 온갖 혜택이 주어진다.
금융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미국, 호주처럼 국내은행도 경제 취약층에 대한 송금, 인출 등 기본적인 결제 관련 서비스를 일정 횟수만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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