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같은 근면함과 열정으로 최고 기능인 자리에 올라
개미 같은 근면함과 열정으로 최고 기능인 자리에 올라
  • 임동희 기자
  • 승인 2011.11.16
  • 호수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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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기능한국인- (주)디유티코리아 정용채(55세) 대표
고용노동부는 11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주)디유티코리아 정용채(55세) 대표를 선정했다. 정용채 대표는 지칠 줄 모르는 집념으로 수천만원대를 호가하던 우레탄발포기용 믹싱헤드의 국산화에 성공, 높은 품질력과 가격 경쟁력으로 역수출을 이뤄낸 주인공이다.

직원들을 대신해 이달의 기능 한국인으로 선정된 것 같다며 인터뷰 내내 겸손해하던 정용채 대표. 그가 걸어온 길을 한 번 되짚어봤다.

몸으로 얻은 지식과 경험에 관심

“기능은 디테일에 강해야 합니다. 마지막 부품 하나까지도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조립하느냐 여부에 따라 진정한 명품이 되느냐 평범한 제품이 되느냐가 갈리는 것입니다”

1956년 충북 제천에서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정 대표는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자랐으나 학업에는 큰 흥미를 갖지 못했다. 자신이 실제 손으로 만들고, 눈으로 확인하는 등 몸으로 부딪혀 얻게 되는 지식과 경험에 더 큰 관심을 보였던 것.

“무엇보다 공고가 제 적성에 맞았습니다. 기술을 배워 하루 빨리 인생을 개척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거든요”
1971년 한양공업고등학교 기계과에 입학한 그는 다양한 기계와 기능훈련을 경험하면서 자신만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리고 고교졸업 후 한 단계 높은 기술과 이론을 배우기 위해 한국정밀기기센터(현, 경기과학기술대학)에 입학하게 됐다. 정밀측정산업기사를 1년 만에 취득하게 됐을 정도로, 이곳에서 그의 기능수준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다양한 경험과 넓은 시야로 창업의 기반 다져

졸업 후 방위산업체인 제일정밀공업(현, 퍼스텍)에 입사하면서 그는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다. 생산기능직과 기술개발직의 중간에서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첨단의 기능 및 기술을 모두 섭렵할 수 있었던 것. 바로 이때가 현재의 정용채 대표를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낮에는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실전경험을 익혔고, 밤에는 독학으로 기술 이론을 공부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회사 내에서 해결사라는 별명이 붙더라구요”

회사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기술부로 승진 발령을 받고 기술개발, 원가계산, 기술영업 등으로 업무분야를 확장해나갔다. 그만큼 그의 시야와 경험은 더욱 넓어져 갔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아간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정 대표는 지인 3명과 함께 항공기부품 제작 치공구(治工具)를 생산하는 한국치공구(주)를 설립하게 된다. 그리고 기술개발 및 생산을 총괄 담당하는 상무이사로 회사의 안정화와 성장을 위해 매진하게 된다.

“사실 2~3년 정도만 일을 도와주고 서울에서 새롭게 나만의 사업을 시작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때를 기다리라는 하늘의 뜻이었는지 회사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덕분에 이 때 형성된 국제적 네트워크는 창업 후 영업망 개척에 큰 힘이 됐습니다”

발포기 핵심부품 믹싱헤드 국산화 성공

한국치공구의 기술고문직으로 기술자로서의 역량과 영업능력을 다진 그는 목표대로 자신만의 회사를 창업하게 된다. 그 회사가 바로 (주)디유티코리아이다. 디유티코리아는 베어링 부품 생산용 금형을 제작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회사인원은 정 대표와 그의 아내, 직원 1명 등으로 단출했다.

이렇게 미약하게 시작한 회사는 폴리우레탄발포기 사업에 뛰어들며 비약적 성장을 이룩하게 된다. 외산 발포기를 사들여 분해와 조립을 수십 차례 반복한 후, 결국 발포기의 핵심부품인 믹싱헤드의 국산화에 성공하게 된 것. 이는 결정적인 성장동력을 찾아 고민하던 정 대표에게 큰 기회가 됐다.

당시 믹싱헤드는 수천만원대를 호가하는 외산 수입품이 시장 대부분을 점령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대표가 국산화를 이뤄내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품질을 확보한 제품들이 시장에 선보이게 됐다. 물론 시장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그 후 디유티코리아는 역수출에도 성공하면서 믹싱헤드 부문에서 세계 제3대 메이커로 우뚝 서게 된다. 현재 매출의 70% 이상이 일본, 독일, 미국, 중국, 인도를 포함한 전세계 30여개국에 대한 수출을 통해 발생하고 있을 정도다.

기술개발은 평생 해나갈 것

(주)디유티코리아는 믹싱헤드와 고압펌프를 동시에 만드는 세계 유일의 회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 절대 만족하지 않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목표로 연구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

1년에 평균 2~3건의 특허 아이디어를 내고 출원할 정도로 기술 개발에 대한 열정도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장(기능)을 알아야 기술개발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현장의 니즈(needs)와 애로사항이 없는지 체크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기술개발은 평생해 나갈 생각입니다. 나이를 먹더라도 현업에서 떠나 경영만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만큼 기술은 제 인생의 동반자와 같습니다”

개미처럼 조용하고 근면하게 목표 지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정용채 대표. 개미가 땅굴을 파듯 하루하루 조금씩 깊게 파 들어가다 보면 길이 보인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 속에서 20여년 이어온 기술인으로써의 노력과 끈기를 엿볼 수 있었다.

그의 이러한 성실함과 기술인이라는 자부심, 그리고 기술개발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은 우리사회의 모든 기술인들에게 좋은 모범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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