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평일 오후의 인천 린나이코리아(주) 사업장. 한 사람의 목소리가 현장 곳곳에 울려퍼지고 있다. 다가가보니 안전모를 눌러쓴 한 사람이 작업중인 근로자들을 상대로 불안전한 행동을 지적하고 있었다. 몸소 시범까지 보여가며 안전한 작업방법을 설명하더니 이내 옆 공정으로 옮겨가 또 다시 해당 공정의 근로자를 유심히 살핀다. 그는 바로 린나이코리아(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박창신 안전관리자다.
그는 현재 20여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 안전관리자다. 나이도 40대 후반으로 안전관리자 중에서는 고참급에 속한다. 하지만 그가 업무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업무에 임하는 열정과 패기만큼은 20대 못지않게 느껴지는 것이다.
20년의 노하우에 20대의 열정까지 갖추고 있는 박창신 안전관리자를 직접 만나봤다.
1989년 린나이코리아(주) 공채로 입사하여, 처음부터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했었습니다. 어느새 이 일을 시작한 지도 20년이 넘었네요.
안전관리 업무는 냉정과 열정이 모두 필요한 일입니다. 그런 이유로 20대 때의 열정과 패기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며, 20년이란 세월만큼의 경력과 노하우를 살려 안전에 대해서만큼은 냉정함을 유지시켜나가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안전관리자로 일하시면서 보람을 느꼈을 때는?
안전관리자의 목표는 모두 똑같습니다. 자신의 일이 성과로 나타났을 때입니다. 저 역시 안전관리활동을 묵묵히 추진한 결과 사고발생건수가 줄어들고 무재해 사업장이 되었을 때 안전관리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Q. 안전관리자라는 직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안전관리라는 것이 열심히 일한 성과(무재해 사업장)를 달성했을 때는 당연시하는 반면, 재해발생 시에는 엄중히 책임을 묻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이는 안전관리라는 업무 특성에서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안전관리자 개인적으로 볼 때는 분명히 많은 부담감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더 긴장하고 노력해야 하는 직종이 바로 안전관리입니다.
Q. 앞으로 꼭 해보고 싶으신 일?
최근 급변하고 있는 산업 환경변화로 인해 안전관리에도 많은 변화가 요구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그 변화에 맞춘 안전관리 기법들을 꾸준히 개발해나가고 싶습니다.
또 여러 사업장의 선진안전기법을 벤치마킹하여 우리 사업장에 맞는 안전프로그램을 개발, 이를 정착시켜 나가고 싶습니다.
Q. 향후 산업안전 정책방향에 대해 건의사항이 있다면?
현재 일부 법을 살펴보면 사업장의 실정과는 약간 거리가 먼 경우가 있는데 이를 현실적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사업장 근로감독 시 점검업체의 60~90%가 위반했다고 가정하면, 무조건 사업장의 책임만 물을 것이 아니라 사업장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보고, 가능하다면 안전에 저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관련법을 개정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산재보험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민간보험의 경우 산재보험료의 1/5도 안 되는 비용으로 치료 및 입원 시 대부분 보장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산재보험도 근로자들의 편의를 최대한 배려해줌으로써 근로자에게 가장 필요한 보험이 되도록 개선이 필요합니다.
Q. 다른 안전관리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의사만 사람을 살리는 직업이 아닙니다. 안전관리자도 재해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의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가졌던 냉정함과 열정을 유지하면서 앞으로도 사업장의 안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안전관리를 하는 동안 자신만의 소신이 있다면 그것도 꼭 지켜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소신 있게 일하고, 그것이 사업장의 안전에 큰 도움이 된다면 보람도 크게 느끼고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