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스탭 협회 결성, 근로환경 개선 다짐
장시간 노동, 부실한 안전관리체계 등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인해 대표적인 안전보건의 사각지대로 꼽혀왔던 방송문화산업에도 ‘안전’이 심어질 전망이다. 방송문화산업기술인들이 지난 2일 한국방송문화산업기술인협회(방송통신위원회 산하)를 발족하고,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출범식 및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참고로 방송문화산업기술인이란 방송프로그램 제작 시 무대 설치, 조명, 음향, 구조물, 전시, 특수효과, 영상, 안전경호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제작 인력으로 흔히 ‘현장 스탭’으로 불린다.
이날 열린 출범식 및 세미나는 한나라당 조윤선 국회의원과 방송통신위원회 홍성규 부위원장 등 주요 인사를 비롯해 협회 회원 및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협회 출범은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인한 안전사고의 고리를 끊고, 관련 종사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에서 계획됐다.
협회에 따르면 그간 방송문화산업분야는 장시간 노동이 일상화 되고, 안전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 등이 부재해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또한 관련 법·제도가 미비해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토대도 사실상 없었다.
여기에 더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체계가 잡혀있지 않다보니 주요 기술 인력의 해외 유출 및 신규인력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돼 산업의 근간이 약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출범을 기념해 열린 세미나에서는 이런 문제점에 대한 협회 및 업계 관계자의 의견이 쏟아졌다.
소달영 협회장(미라클스페셜이펙트 대표)은 “방송이나 공연제작의 경우 대부분 짧은 일정 하에 진행되기 때문에 야간작업이 많다”면서 “과도한 업무량이 주의력 저하를 불러오고, 이로 인해 공연장에서 감전, 추락 등 안전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열악한 근무환경을 비관해 자살을 선택하는 근로자도 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데, 우리 업종은 법률적 보호대상도 아니고 사회적 관심에서도 벗어나 있다”고 덧붙였다.
정영환 WTB 사업본부장은 “작업 공정별 안전수칙을 지키도록 교육하고 1인당 작업시간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특수 구조물과 시스템을 사용할 때는 전문가에 의한 안전진단, 구조계산, 설치·시공 등이 의무화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5년차 이하 미숙련 인력들의 사고 발생 비율이 그 이상 연차 인력에 비해 두 배 이상”이라며 “문화기술인 양성을 위한 특별한 안전교육 아카데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번 출범을 시작으로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작업매뉴얼을 제정하는 등 본격적으로 방송문화산업에 안전관리체계를 정착시키기 위한 움직임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해당 산업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훈련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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