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에서 식중독 사고 발생, 1명 사망, 9명 병원이송
건설현장에서 독극물이 들어간 물로 컵라면을 끓여 먹은 근로자들이 집단으로 식중독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8일 오전 11시경 전북 고창의 한 빌라신축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10명이 새참으로 컵라면을 먹고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9명의 근로자들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숨진 이 모씨는 컵라면을 모두 먹었지만 9명은 거의 먹지 않아 목숨을 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는 컵라면을 부동액이 들어간 물로 끓여먹으면서 발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겨울철 공사 현장에서 동파 방지를 위해 부동액을 사용한다. 이날 사고가 난 공사장에서도 대형 물통이 얼지 않도록 물에 공업용 부동액을 섞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근로자들이 이를 모르고 물통의 물로 컵라면을 끓여 먹으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동액은 무색무취의 물질로, 마실 경우 인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고를 담당하고 있는 한 경찰관은 “추운 날씨 속에 부동액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그에 따른 사고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번 사고도 그 일환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부동액을 사용했을 경우에는 근로자들이 충분히 인지할 수 있게끔 위험표시 및 접근금지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며 “이에 대한 현장관리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부동액을 섞은 물통 속의 물이 더러워 식수로 사용할 수 없었던 데다가 일부 인부들이 호스로 수돗물을 받아썼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을 볼 때, 다른 독극물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동액에 의한 사고인지, 또는 다른 독극물의 유입에 의한 사고인지 현재로써 정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허술했던 현장관리의 책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분석을 위해 국과수에 현장에서 쓰인 물의 성분 분석 등을 의뢰해 놓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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