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탱크의 유증기에 의한 사고 가능성 높아

지난 15일 오전 8시경 인천 자월도 북방 3마일 해상에서 인천을 출항하여 대산항으로 이동 중이던 두라3호(4,198t, 승선원 16명)가 유류탱크의 폭발로 반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근로자 5명이 사망하고, 17일 오전 현재 6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류탱크 주변에서 근무하지 않았던 5명은 다행히 사고 직후 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아울러 사고 당시 두라3호에는 벙커C유 80톤, 경유40톤이 적재돼있었지만 선미에 있는 유류탱크는 훼손되지 않아 기름유출사고도 발생되지 않았다.
이번 사고에서 인명피해가 크게 나타난 것은 폭발이 발생한 유류탱크 근처에서 많은 선원들이 작업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유류탱크를 실은 선박에 대한 안전관리규정이 미흡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만t급 이상 선박의 경우 유류 하역 후 현장에서 유증기 회수장치 등을 통해 유류탱크에 공기를 유입시키거나 불활성기체를 주입해 유증기를 빼내야 한다. 반면 2만t 이하 선박의 경우 육지가 아닌 해상에서 유증기를 빼내고 유류탱크를 청소해도 된다.
제대로 된 장비의 사용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운행 중에 이뤄지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사고 가능성이 큰데도 이에 대한 보완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사고도 작업자들이 인천항에서 휘발유를 하역하고, 대산항에서 항공유를 싣기 위해 유류탱크 안의 기름제거 작업을 시작한 후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탱크 안에 남아있는 가스인 유증기를 제대로 배출하지 않은 채 서둘러 청소작업을 하다가 스파크가 튀어 사고가 발생한 것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선원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고 선박의 인양 후 본격적인 사고 조사가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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