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학의 향기, 여력(餘力)
우리문학의 향기, 여력(餘力)
  • 연슬기 기자
  • 승인 2012.02.08
  • 호수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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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年有一年之餘力, 一月有一月之餘力, 一日有一日之餘力
(일년유일년지여력 일월유일월지여력 일일유일일지여력)

1년에는 1년의 여력이, 1월에는 1월의 여력이, 1일에는 1일의 여력이 있다.

기우만(奇宇萬 1846~1916) <여력설(餘力說)> 《송사집(松沙集)》

위의 글은 구한말의 의병장이었던 송사(松沙) 기우만(奇宇萬) 선생이 친구의 아들에게 써서 준 글에 나오는 말이다. 그 친구 아들은 집안을 건사하고 빈객을 접대하느라 여력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송사는 이 글을 통해 그를 더욱 독려한 것이다.

우리는 흔히들 ‘바쁜 현대인’이라는 말을 종종 한다. 직장에서는 쉴 틈없이 쏟아지는 일에 지치고, 집에서는 집안일과 아이 돌보는 일에 여념이 없다. 휴일이라고 계속 쉴 수만은 없는 법. 직장에서 밀린 업무를 휴일 집에서 틈틈이 처리하는 것도 어느새 바쁜 현대인들의 일상이 돼버렸다.

웬만해서는 여력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1년만의 여력만 있다면, 한 달의 여력만 있다면 어떤 일을 해볼 텐데’라고 다들 아쉬워한다. 그러나 여력은 아무리 기다려도 생기지 않는다.

기우만 선생이 글에서 말한 ‘여력’은 어느 기간 만큼의 뭉텅이 시간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어떤 순간이든지 찾아보면 그 시간에 얻을 수 있는 여력이 있기 마련이라는 뜻이다.

이에 비춰보면, 푸념처럼 늘어놓는 ‘여력이 없어서’라는 말은 여력을 찾아서 쓰지 못한다는 말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여력이 없다는 핑계로 미루기만 했던 일이 있다면 이참에 여력을 찾아 마음먹고 한 번 시작해보는 것이 좋겠다.

<자료제공 : 한국고전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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