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7명 보호장비 없이 일해
간병근로자 중 상당수가 감염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4개 대학병원 257명의 간병인을 대상으로 ‘감염 및 사고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지난 22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조사자의 15%가 환자로 인해 감염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주된 감염병은 피부병, 독감, 결핵 등의 순서였다. 또 31%인 72명은 주사침 사고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즉 조사대상자의 1/3이 넘는 간병인들이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문제는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이들에 대한 안전보건관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실제 조사대상 간병인 중 대부분이 아무런 보호장치없이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마스크 등 보호장비를 지급받았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27.8%, 병원차원의 안전교육을 받았다고 답한 사람은 1.8%에 불과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는 병원이 병원근로자의 감염사고 예방과 사고발생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허나 이는 간병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들의 경우 대부분이 법적으로 병원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 특수고용직이거나 외주근로자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전보건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다 사고를 입어도 산재를 적용하기 어렵다.
조사대상 간병인들 중 96.1%가 감염이 되거나 사고를 당했을 경우 치료비를 스스로 부담한다고 답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간병인이 외국보다 2~3배 이상 위험한 환경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간병인들을 직접 사용하는 병원에서 책임을 느끼고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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