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의 성공은 안전관리부터
지역축제의 성공은 안전관리부터
  • 승인 2012.04.11
  • 호수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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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철 소방방재청 예방안전국장

 

과거 우리 선조들은 명절과 24절기에 맞추어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왔다. 주 목적은 풍년과 수확을 기원하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세시풍속이 어떻게 보면 축제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축제는 우리나라의 오랜 전통과 구체적 삶의 방식이 내포되어 있는 놀이이자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기 위한 서로간의 소통의례로 여겨져 왔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축제는 어떠한가? 이름과 지역만 바뀌었을 뿐 역사성과 뚜렷한 주제가 없는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의 축제가 지방자치단체마다 이어지고 있다. 주민의 문화욕구 충족, 관광객 유치, 지역홍보 등을 위해 축제를 경쟁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5년 이전 350여 건이던 지역축제가 민선자치제 이후 그 숫자가 계속 늘어 현재는 매년 1,000여 건에 이르고 있다. 가히 대한민국은 축제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축제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양적으로 늘어난 축제는 지역브랜드 상승, 국내관광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기여한 긍정적 측면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지자체간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유사축제 중복, 축제운영 부실, 예산낭비 등의 문제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 무리한 축제개최로 인해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인 문제도 계속 야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예로 2005년 10월 상주 ‘자전거축제’ 기간 중 개최한 ‘MBC가요콘서트’ 현장에서 11명이 사망하고 162명이 부상당한 대형 참사가 있었다. 4개의 출입문 중 1개만을 개방하고 선착순 입장이라는 안내로 한꺼번에 시민들이 몰리면서 발생한 사고였다.

그리고 2009년 2월 경남 창녕군 ‘화왕산 억새태우기’ 행사에서도 7명이 사망하고 81명이 부상당하는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기상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행사를 추진하다 갑작스런 돌풍으로 불길이 관람객을 덮쳐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안전에 조금이라도 신경을 썼다면 귀중한 생명을 잃지 않을 수도 있었던 사고들이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소방방재청은 지역축제의 안전한 개최를 위해 2009년 11월 공연·행사장 및 지역축제장 안전매뉴얼을 개발·보급했다. 이 안전매뉴얼은 ‘시·군·구 안전관리위원회’에서 축제 안전관리계획에 대해 사전심의토록 하고, 축제개최 전 행정기관, 경찰, 가스·전기안전공사 등의 유관기관들이 합동으로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토록 했다. 여기에 현장상황실 운영 및 안전관리요원 배치 등 제도적인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뛰기 전에 먼저 앞을 봐라’,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라는 우리 속담이 있는데, 이 모두 ‘안전’, ‘사전예방의 원칙’을 강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우리 사회 저변에 ‘소 닭 보듯’, 안전은 남의 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심한 것 같다. 일시에 많은 인파가 모이는 지역축제의 안전에 있어 이런 속담들은 다시 되새겨 볼만하다.

안전사고 대비는 단순히 사고를 막는다는 차원이 아니라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모든 지역축제가 안전장치를 기반으로 국민들에게 진정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베니스카니발’, ‘몬트리올 재즈 축제’와 같이 세계인이 매년 스스로 찾아오는 명품 브랜드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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