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창원산재병원 하우헌 치과과장
가끔 환자분들 중에 “입안에도 종양이 생기나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신다. 정답을 말씀드리자면, 종양이 생긴다. 좀 더 정확히 말해서 구강 내에는 악성종양과 양성종양 모두 발생할 수 있다. 입안에는 주로 음식을 씹는 기능을 담당하는 치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근육과 혈관, 신경 및 침샘, 입안 전체를 감싸는 점막, 잇몸을 구성하는 상피조직, 그 하방의 결합조직 등 다양한 조직이 있다. 이는 곧 각각의 조직들에 기원하는 많은 종양이 발생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앞서 말했듯 종양은 간단하게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악성종양은 흔히들 알고 있는 암(癌)을 말한다. 인접 정상 조직으로의 침습과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가능하다. 반면 양성종양은 형태는 비슷하나 그 특성이 악성종양과 상이하다.
구강 내 악성종양으로는 기원하는 조직에 따라 편평상피세포암, 타액선암, 근육종, 흑색종, 골육종, 연골육종, 섬유육종 등이 있다. 이들 중에서 잇몸과 점막 상피세포에서 생기는 편평상피세포암이 구강암의 70~80% 이상을 차지한다.
구강 편평상피세포암의 경우 일반적으로 다른 장기의 악성종양들 보다는 육안으로 판별하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즉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구강 내 점막이나 잇몸, 혀에 적색 또는 백색으로 융기되거나 궤양상태로 나타난다.
다른 장기의 암과 마찬가지로 음주, 흡연이 큰 원인 요소이며 가능한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한 달에 한번 정도 이를 닦은 후에 밝은 조명 아래서 거울을 통해 입안을 가끔씩 체크해 보길 권한다. 또 구강 내에 2~3주 이상 낫지 않고 계속되는 백색이나 적색의 궤양이 있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겠다.
구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양성종양 중에선 치성 양성종양과 치아와 관련된 낭종(물혹)에 대해 살펴보겠다. 치성 양성종양으로는 법랑모세포종, 백악모세포종, 치성점액종, 치아종 등이 있으며, 낭종으로는 치근단 낭종, 함치성 낭종, 치성 각화낭종 등이 있다. 위 병소들은 이름도 복잡하고 기원하는 조직도 다르지만 위턱이나 아래턱 뼈 내부에 치아와 관련하여 발생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병소의 크기가 너무 커질 때까지 방치하게 되면 안면비대칭이 생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일상적인 활동 중에 턱뼈가 부러지는 병적골절까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조기에 병소의 크기 변화를 알아채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악골 내에서 커진 것을 모르고 있다가 치과 방사선 검사 중에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양성종양의 경우는 병소의 크기와 종류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국소마취 또는 전신마취 하에 적출술을 시행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악성종양과 양성종양 모두 조기에 발견하여 빠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따라서 치아가 아파서 치과를 찾았을 경우 기왕이면 구강전체가 나오는 치과용 파노라마를 촬영하길 추천한다. 이를 통해 혹시 있을지 모르는 병소를 미리 진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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