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산재예방달인 고동린 경림산업(주) 전무

우리나라 산업안전의 현안 중 가장 먼저 손꼽히는 것이 중소기업의 산업재해 문제다. 전체 산재 중 대부분이 이들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업무상사고 재해자(86,045명) 가운데 84%가 50인 미만의 사업장에서 나왔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사고성 사망자 역시 이들 사업장에서만 전체의 74%가 발생했다. 즉, 소규모 산업현장이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는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자체적으로 작업환경을 개선하거나 안전관리 수준을 끌어올리기 상당히 힘든 여건에 있기 때문이다.
안전과 관련된 중소기업의 상황이 이런데도 안전인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영세기업이 있다. 바로 제주도에 소재하고 있는 경림산업(주)이 그곳이다. 이곳은 1993년 7월부터 현재까지 무재해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무재해 15배수(5,720일)를 인정받았을 정도다.
이곳이 이처럼 눈부신 안전관리 성과를 낼 수 있었던데에는 고동린 전무의 역할이 가장 컸다. 4월의 산재예방달인으로 선정된 고 전무를 만나봤다.
법적인 의무를 뛰어넘는 안전관리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동료들의 안전보건 확보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는 고동린 전무. 그는 1992년 경림산업(주)에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입사한 후 20여년간 회사를 무재해로 이끌고 있다. 근로자수가 25명에 불과한 영세기업이지만 여느 대기업 못지않은 안전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 안전관리의 중심 축에서는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A 18001)이 자리 잡고 있다. 경림산업(주)은 스티로폼을 제조하는 업체로 공정특성상 크레인, 발포기, 절단기 등 다양한 위험기계가 들어서 있다. 고 전무는 바로 이 부분에 착안해 일찍부터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구축·운영했다.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구축하기 이전에는 사고발생에 대한 불안감이 항상 마음 한편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스템 도입 후 직원들이 스스로 작업환경의 위험성에 대해 평가를 하고 개선 대책을 수립·실천하는 모습을 보면서 현장의 안전관리에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사업장 특성에 맞춘 안전관리
이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안전관리 중 눈에 띄는 점은 작업특성에 따른 맞춤형 관리가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 전무는 작업장의 모든 작업공정마다 작업표준서를 부착하고 근로자로 하여금 그에 맞게 작업을 실시토록 했다.
또 설비와 용도별로 안전보건 유해위험요인을 분석한 후 해당 설비의 위험요인과 사고유형을 일일이 게시해 근로자들이 위험을 인지한 상태에서 근무할 수 있게끔 했다.
아울러 고 전무는 안전점검·순찰, 위험예지훈련, 아차사고 사례 발굴 등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 재해예방기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한 영세기업으로는 보기 드물게 상설교육장을 설치·운영해 근로자들에게 양질의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고 전무 이사의 이러한 노력은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중소업체 제조업이라고 하면 안전관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불식시킨 것이다.
산업현장을 넘어 지역 사회의 안전까지
안전에 대한 고 전무의 노력은 산업현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1996년부터 재난구조분야의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안전순찰 활동을 펼치며 생활주변 위험요인을 차단하고 있다. 또 2009년부터는 주민센터에서 희망근로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산업현장을 넘어 실생활에서까지 안전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고동린 전무. 그의 이런 안전활동이 널리 퍼진다면 재해 없는 안전한국의 실현은 더욱 빨리질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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