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신기술 대거 선보여…지난해보다 관람객 1만여명 증가
소방업계 관계자 2만2,000명, 일반 관람객 3만8,976명, 해외바이어 294명 참관 상담실적 내수 1,258억원, 수출 3,250억원에 달해
소방분야의 최대 행사로 꼽히는 ‘대한민국 국제소방안전박람회’가 지난 2~4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이번 박람회는 소방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민생명보호 정책의 정착을 위해 마련된 행사다. 다시 말하면 신기술 개발과 제품 출시를 촉진하는 등 관련 산업을 성장시킨다는 본래의 목적은 물론 생명존중문화를 확산시킨다는 취지에서 진행된 것이다.
이번 박람회는 성황리에 치러졌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성대하게 거행됐다. 이는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수를 보면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엑스코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 기간동안에는 소방업계 관계자 2만2,000명, 일반 관람객 3만8,976명, 해외바이어 294명 등 총 6만1,000여명의 방문객이 찾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1만여명이 늘어난 수치로 이번 박람회가 얼마나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이처럼 관람객들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올해 박람회가 내실을 꾀하는 한편 재미도 더했기 때문. 올해 박람회에서는 한일 국제심포지엄 및 특수재난, 소방용 로봇에 대한 국제세미나 등 각종 세미나와 컨퍼런스가 진행돼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또한 전국심폐소생술 경연대회, EXPO 이모저모 출사대회, 소방 UCC 공모전 등이 개최되면서 일반인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박종만 엑스코 사장은 “올해 방문객이 크게 증가한 것은 고층건물의 피난기구, 경보형감지기 설치 의무화 등으로 신제품과 신기술이 대거 선보였고, 일반 관람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다양하게 진행됐기 때문으로 보인다”라며 “내년에 국제소방안전박람회가 10주년을 맞는 만큼 소방방재청을 비롯해 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더욱 특별한 박람회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산업 규모 확대, 수출 가속화 이끄는 기폭제로 작용
올해 박람회에서는 20개국 159개 관련업체에서 366개의 부스(체험·야외시연회 포함 712부스)를 설치했다. 그 규모도 규모지만 업계의 관심이 쏠린 것은 부스를 통해 소방안전장비 구매상담회가 열렸다는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시도된 소방안전장비 구매상담회는 209개 시·도 소방관서에서 참가한 800여명의 장비구매단이 박람회에 전시된 구조구급 및 개인보호장비, 소방차량 등을 현장에서 살펴보고 구매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즉 소방관서에서는 다양하고 우수한 품질의 장비를 현장에서 직접 비교해 취사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참가업체는 집중적인 홍보와 마케팅을 통해 구매자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이번 박람회에서 구조구급차 제조업체인 오텍과 화재방지 IT업체인 (유)성문은 각각 10억원의 상담실적을 올렸으며 소방엔진펌프 전문업체인 조은펌프는 3억원의 계약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이같은 성과는 내수에만 그치지 않는다. 33개국에서 찾아온 해외바이어들의 구매 상담도 이어진 것이다. 소방펌프와 이동형 소방장비를 생산하는 JM모터스는 방글라데시, 터키 등 5개국과 14만달러 어치의 수출 상담을 벌이는 등 소방장비 전문 생산업체들은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부스 운영과 별도로 진행된 소방신제품 설명회 역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소방산업분야의 기술개발 유도와 우수한 소방신제품의 제도권 진입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진행된 이 설명회에서는 화재발생시 발생지점의 정확한 위치를 표시해 주는 ‘주소형 화재감지기’ 등 11개 첨단 장비들이 관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엑스코의 한 관계자는 “신제품설명회, 신기술 특별전시, 장비구매 상담회를 통해 총 4,508억원 상당의 구매상담실적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올해 참가 기업들의 열기와 해외바이어들의 움직임을 종합해 판단해 보면 앞으로 소방 산업의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수출산업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제세미나를 통해 전문지식 교류
이번 박람회 기간동안 소방·방재 학계와 관련기관들은 각종 세미나를 통해 전문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올해에는 특수재난 피해 저감 방안 국제세미나, 친환경방염제 및 방염처리기술 국제세미나, 초고층 건축물 방재 한·일 국제심포지엄, 소방로봇개발 국제세미나, 방염처리기술세미나 등 역대 최대 규모로 33개 세미나와 컨퍼런스가 열려 그 열기는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이들 세미나 가운데 ‘소방용 로봇개발 최신 동향 및 적용방안 국제 세미나’는 가장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 세미나는 화재 및 재난이 복잡·대형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소방로봇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 자리에서는 에릭 맷슨(Eric Matson) 미국 퍼듀대(Purdue) 교수는 ‘소방로봇의 최신동향과 발달’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소방로봇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에릭 맷슨 교수는 “미국의 경우 백만여명의 소방관이 있지만 신분상으로 보면 28%정도만 직업소방관이고, 나머지는 모두 자원봉사자”라며 “최근 화재 양상이 대규모,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이들만으로는 국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면 전소된 후 이내 붕괴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라며 “이처럼 소방관들의 안전은 물론 요구조자의 안전도 확보하기 힘든 상황에서는 소방로봇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구급차, 사다리차 등 소방로봇 기술이 도입될 수 있는 장비는 많지만 실제로 로봇기술이 적용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앞으로는 이들 부분에 대한 로봇기술이 발달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에릭 맷슨 교수의 주제 발표에 이어 히사노리 아마노 일본소방안구센터 부장은 일본 소방관서에 배치된 화재진압용, 구조용 로봇장비에 대해 소개했다. 김승호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소방관 업무의 위험성을 설명하면서, 위험·유해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방재로봇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국민과 함께 하는 박람회로 거듭나
이번 박람회에는 소방업계 관계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와 이색적인 볼거리로 가득했다.
먼저 심폐소생술 체험, 분말소화기 사용법 교육, 이동소방차 운전 체험, 풍수해 체험 등 다양한 체험공간이 마련돼 박람회를 찾은 아이들에게 효과 높은 안전교육이 이뤄졌다. 또한 소방야외시연을 비롯해 전국심폐소생술 경연대회, 먹거리 장터, 소방차 레이싱걸 포토존 등이 진행되면서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였다는 평이다.
부대 행사 중 관람객들의 이목을 받은 행사는 전국심폐소생술 경연대회다. 이 대회에서는 16개 시·도별 예선을 거쳐 올라온 일반인 참가자 96명이 평소 갈고 닦은 심폐소생술의 정확도를 겨뤘다.
대회 결과 최우수상은 전라북도가 수상했고, 우수상은 대전광역시와 대구광역시, 장려상은 충청남도, 충청북도, 경상북도가 차지했다.
한편 올해 박람회에서는 안전의식 확산을 유도하기 위한 각종 행사도 진행됐다. 박람회 첫 날인 2일 개막식 행사에서는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죽음에서 구해낸 아주대학교병원 이국종 교수가 ‘생명을 구하는 사람들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아울러 주변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데 헌신한 유공자에 대해 ‘생명수호 영웅상’이 시상되기도 했다. 버스정류장에서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소생시킨 서울메트로 청량리 역장 유경도씨를 비롯해, 도서관 근무 중 바닥에 쓰러진 어린이에게 즉각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전남 여수 시립도서관 장향미씨 등 개인 9명과 1개 단체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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