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서울지역 물난리는 인재, 대책마련도 미흡”
감사원 “서울지역 물난리는 인재, 대책마련도 미흡”
  • 정태영 기자
  • 승인 2012.06.06
  • 호수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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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지역 침수예방 및 복구사업 추진실태 특정감사’ 결과 발표
광화문과 강남 등 서울지역 도심에서 일어난 물난리가 인재라는 감사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2009년 이후 서울시 등 8개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한 침수예방 및 복구공사를 대상으로 사업 계획 및 공사계약의 적정성, 설계 변경 및 공사품질 등을 점검한 내용을 담은 ‘도시지역 침수예방 및 복구사업 추진실태 특정감사’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광화문 일대와 서초구의 잇따른 침수 피해는 관련 시설의 잘못된 설계와 부실시공에 따른 인재로 나타났다. 특히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이후에도 서울시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먼저 광화문 침수 피해의 원인을 하수도의 설계가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광화문 사거리의 하수도를 ‘C’자형으로 설치한 것이 피해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C’자형 설계에 대해 하수도 공사 당시 침수피해 우려가 제기됐는데도 공사는 진행됐다. 결국 지난 2010년 9월과 지난해 7월 집중호우 때 ‘C’자형 하수도를 통과한 빗물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광화문 광장이 2시간 넘게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또 감사원은 물난리 이후 서울시가 세운 침수 방지 대책 역시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가 재작년 광화문 물난리를 겪은 뒤 지난해 초 인근 지하차도를 집중호우 시 빗물을 가두는 저류시설로 활용해야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있었는데도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한편 감사원은 서초구 피해와 관련해서는 집중호우 대비시설인 하수시설 설계에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초구는 2007년 3월 A사로부터 신축 사옥과 강남역 지하철을 연결하는 통로를 설치해달라는 요청을 승인한 뒤 애초 연결 통로에 설치돼야 할 하수로를 역경사(빗물이 흐르는 반대방향) 위치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당초 설계대로 시공했을 경우에는 침수가 예상되지 않았으나 설계가 바뀌면서 시간당 81㎥ 물이 솟구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서초구는 하수로 확충 사업을 진행하면서 당시 신분당선 공사를 추진하던 시공사와 별도의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그 결과 하수로가 들어설 위치에 신분당선 가시설이 먼저 설치되는 바람에 하수로 공사가 8달 정도 지연돼 침수 피해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순 시장, 우면산 복구현장 현장점검 나서

 


한편 지난 1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수해복구 현장점검을 위해 방문한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복구현장에서는 피해 주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이날 박 시장의 현장점검은 우기를 앞두고 98%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사방댐과 돌수로 등 복구공사 상황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박 시장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돌수로와 사방댐을 둘러보며 “녹화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수로가 휑해 보인다”며 “잔디를 심은 녹생토가 당장 이번 우기 때 토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느냐”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광세 도시기반시설본부 시설국장은 “보통 파종을 하고 한 달 정도 지나면 뿌리를 내린다”며 “이번 우기 때 토사 유출 방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복구현장 곳곳을 살펴보며 산사태에 대한 서울시의 대응과 복구공사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비상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복구지역의 경사가 너무 가파르다”며 “돌수로와 사방댐을 볼 때마다 지난해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전원마을의 한 주민은 “지난해 2월부터 배수구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했는데 구청에서 무시해 산사태가 발생한 것”이라며 “그런데도 자연재해라며 피해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었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최선을 다해 공사를 진행해왔다”라며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통해 드러나는 문제점이 있으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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