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환 소방방재청장
최근 기후 변화로 사상 유례 없는 집중호우와 태풍 등 극한의 기상이변이 빈발하고 있다.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지난해 여름에는 집중호우에 따른 서울 우면산 산사태와 침수 등으로 무려 63명의 국민이 귀중한 생명을 잃었다. 또한 저지대 주택과 도로가 침수돼 도시기능이 마비되는 등 국민들이 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다.
올 여름에도 예상치 못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올해 여름 기상전망을 보면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크고 태풍도 2~3개 정도가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풍수해 취약지역과 지난해 집중호우 피해를 본 곳을 집중점검하고 있다.
아울러 산사태 등 인명피해 우려지역을 종전 2,096곳에서 2,587곳으로 확대하는 한편 전담관리자를 지정해 특별관리 중이다.
또 반지하주택과 상가 침수를 막기 위해 방수판과 자동펌프 등 침수방지시설을 전국 4만1561가구에 확대, 설치하는 가운데 전국 572개 지하철역사 출입구에도 빗물유입 방지시설을 설치했다. 이와 함께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등 하천 내 침수예상도로 245곳에 대해서는 홍수통제소, 도로관리청, 경찰서 간 긴급통제 체계를 구축, 운영에 들어갔다.
아울러 인명피해 우려가 높은 산간계곡과 유원지 등 456개 취약지역에는 위험 정보의 신속한 전파를 위해 자동우량 경보 등 예·경보시설을 확대 설치했다.
피해를 본 서민에 대한 복구지원 대책도 마련했다. 피해발생 시 신속한 생계지원을 위해 재난지원금 200억원을 확보, 7일 이내에 지급할 계획이다. 또한 주택 피해 풍수해보험 지급액을 실 복구비 수준으로 현실화하는 등 지원체계도 개선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부와 지자체만의 대비책만으로 안심할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가 인명피해와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연재해 예방을 최우선과제로 정해 적극적으로 추진하더라도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없다면 피해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민들도 재난은 항상 내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주변에 취약한 곳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한다. 더불어 호우·태풍 등 기상특보 청취를 생활화하면서 여름철 자연재해에 대비한 국민행동요령을 숙지해야 한다. 또한 재난 발생 때는 일선 공무원들의 통제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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