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대다수 사회 정의 수준 매우 낮게 평가
한국인 10명중 7명은 한국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아산정책연구원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저서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학교 교수와 공동으로 한국인의 사회정의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사회 구성원들의 사회정의와 공정성에 대한 태도를 경험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실시됐으며, 질문항목은 사회 공정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역할과 사회적 책임, 부의 재분배, 윤리 준수 등이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회전반의 공정성에 대해 한국인 73.8%는 한국사회가 전반적으로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다.
부유한 사업가와 가난한 농부사이의 부동산 관련 재판을 예시로 든 공정성 평가에서는 불과 15.6% 만이 공정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가장 많은 답변은 ‘사업가가 유리할 것(76.5%)’이었다.
현대사회에 팽배해 있는 물질만능주의 풍조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0.8%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종합해보면 우리 국민들의 대다수가 우리나라의 사회정의 수준을 매우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회정의에 대한 불신감은 정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쪽으로 표출됐다. 시장내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2.2%가 정부의 시장경제 개입이 불가피하고 했다. 그리고 부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거두는 ‘부자세’에 대해서는 71.8%가 찬성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사회적 약자를 우대하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92.7%가 동의했다. 공익과 개인의 자유에 대한 인식은 63.7%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우리 국민들 개개인의 경우 상당한 도덕적 의식을 갖추고 있음도 보여줬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놀이공원에서 줄서기 윤리를 지켜야 하나’라는 질문에 윤리를 지켜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82%에 달했고, 바쁜 출퇴근 시간에도 버스 전용차로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답한 사람이 74.1%에 이르렀다.
아산정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 우리 국민들의 사회정의에 대한 신뢰가 낮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인들은 개인의 자유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특성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밀워드브라운미디어리서치가 지난달 25일 휴대전화를 활용해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14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구간에 ±2.9%p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