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수칙 미준수가 사고의 주요 원인
최근 사다리차에 의한 전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다리차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오후 5시10분께 서울 영등포구 P아파트 단지에서 이사를 준비 중이던 60m 사다리차가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3층, 높이 60m 정도까지 사다리를 올렸다가 강한 바람에 중심을 잃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부러진 사다리가 떨어지면서 아파트 경비실과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 2대가 파손되는 피해가 났다.
이에 앞서 17일 오전 9시5분께 경기 군포시 모 병원건물 증개축 공사현장에서도 10층과 11층에서 건축 폐기물을 내리던 사다리차가 넘어져 주변 5층짜리 아파트를 덮쳤다. 이 사고로 아파트 5층부터 2층까지 유리창이 모두 깨지고, 아파트로 연결되는 전선이 끊어져 주변 100여 세대의 전기 공급이 3시간 동안 중단되는 피해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이들 사고가 사다리차에 대한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고 지적한다.
영등포 P아파트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아웃트리거를 제대로 인출하지 않은 가운데 무리하게 사다리를 높여 작업한 것이 원인이었다.
아울러 군포시 모 병원건물 증개축 공사현장 사고의 경우 11층에서 작업 후 10층으로 이동하기 위해 사다리를 세우던 중 사다리 끝단이 베란다에 끼이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끼인 상태에서 무리하게 들어 올리다가 사다리가 갑자기 빠졌고 그 충격에 반대편으로 전복된 사고였다.
대한산업안전협회의 한 관계자는 “실제 사다리차 작업현장을 보면 아웃트리거를 제대로 인출하지 않고 작업을 하다가 전복되거나, 장비의 크기별로 최대로 작업할 수 있는 높이가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대 작업높이 이상으로 인출하면서 전복되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라며 “이들 모두 운전자들의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사고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차량과 사다리 검사에 대한 정보공유 시급
지난 5월 17일에도 부산의 모아파트에서 위 사고들과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발생한 바 있는 등 사다리차 사고는 최근 들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고들 모두 운전자들의 안전불감증에 원인이 있다고 봐야 할까.
전문가들은 사다리차 사고에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사다리차는 화물자동차로 등록·관리되고 있다. 사다리차라는 것이 별도로 정해져 관리되고 있지 않다보니 사다리차의 개조, 소유권 이전 등이 있을 경우 그 추적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 이러한 문제점 속에 현재 사다리차의 경우 7,500여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 정확한 수치는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안전검사의 경우 차량은 국토부 소관으로 일반 자동차 검사를 받고, 사다리(리프트)는 고용부의 산안법에 의해 대한산업안전협회에서 검사를 받는 등 이원화되어 있는 상태다. 문제는 검사에 대한 정보교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검사대상 사다리차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미수검 사다리차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안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전문가들은 사다리차 검사에 대한 정보공유를 강화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한다.
대한산업안전협회의 한 관계자는 “사다리차량의 일반 자동차 검사 시 사다리에 대한 검사여부를 확인하고, 받지 않았을 경우 사다리 검사기관에 그 정보를 전달하는 등의 체계가 필요하다”라며 “그럴 경우 미수검 차량에 대한 관리가 가능해지면서 기계 자체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가 상당부문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일부 대형 이삿짐센터 같은 경우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운전을 시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법적인 제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운전자 자격제도를 도입하고, 운전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시키는 등의 대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여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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