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 관련 질환 예방법 및 응급처지 요령 미리 숙지해야

지난달 28일 오전 11시경 50세 근로자가 도로변 가루수 정비 작업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다음날 결국 사망했다. 병원에서는 열사병에 의한 사망으로 최종 진단했다.
뜨거운 태양볕이 전국에 계속 내리쬐고 있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온열질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일반 국민들은 물론 산업현장 근로자,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삼성병원 이정권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온과 관련된 질환은 피로감, 무기력, 식욕부진 등 여러 증상으로 이어져, 일의 능률이 떨어지고 작업장에서는 산업재해로 연결될 수 있다”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규칙적으로 생활하며 건강관리를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고령층은 신체가 무더위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직사광선 등 더위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며 “특히 당뇨 등 지병이 있는 환자들은 여름철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온 관련 질환의 종류와 증상, 응급조치 방법 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열탈진(heat Exhaustion)
고온에서 장시간 힘든 일을 하거나 심한 운동으로 땀을 다량 흘렸을 때 흔히 나타나는 것으로, 좀 심하게 ‘더위를 먹은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대개 어지럽고, 기운이 없고, 몸이 나른해지고, 피로감을 쉽게 느끼게 된다. 두통, 변비 또는 설사는 비교적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는 땀으로 나간 수분과 염분이 제때 보충되지 않아서 일어나는 질병으로 적절한 치료로 쉽게 회복된다.
열피로(열탈진)를 예방하려면 야외에서 땀을 많이 흘릴 때에는 전해질이 함유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자주 물을 먹는 것이 좋지만 맹물은 좋지 않다. 염분섭취를 한다고 소금가루를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이온 음료도 좋은 보충제다.
열경련(Heat Cramp)
고온 환경에서의 심한 육체적 노동이나 운동으로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것이다. 열경련 요인은 심한 육체적 노동, 고온환경 조건과 땀의 양이다. 고온적응 여부도 중요 요인의 하나다. 고온의 환경을 떠나 2~3일 쉬고 다시 되돌아 와 일할 때 열경련이 많이 발생한다.증상으로는 근육에 경련이 30초 정도 일어나, 심할 때에는 2~3분 동안 지속된다.
경련은 어느 근육에나 일어나지만 많이 사용하는 피로한 근육, 즉 팔 다리의 사지근육, 복근, 배근(등쪽근육), 수지(손가락)의 굴근에 보다 많이 일어난다. 열경련 증상이 보이면 0.1%(물 1ℓ에 소금 한 티스푼 정도) 식염수를 마시게 하고, 경련이 일어난 근육을 마사지 한다.
열실신(Heat Syncope)
고열 환경에 노출되면 혈관장해가 일어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때 저혈압, 뇌의 산소부족 등이 발생하면서 실신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열실신이라고 한다. 이 현상은 수분이나 염분이 부족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일어난다. 고온 환경에서 일할 때 머리가 아프다거나 한두차례 어지럽다는 것을 느낄 때 이 증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만약 환자가 발생했을 때에는 서늘한 곳에 눕히고 2~3분 내에 회복되지 않으면 의료팀을 불러야 한다. 고온이 지속되는 환경에서는 혈압, 맥박수, 자각증상 등이 정상으로 회복하는데 1~2시간이 걸린다.
열사병·일사병(Heat Stroke)
열 질환 중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 열사병이다. 폭염에 노출돼 체온이 40도 이상 상승할 때 주로 발생하는 응급 질환이다. 의식에 장애가 생기는 것은 물론 심하면 혼수상태에 빠져 생명이 위태롭게 된다. 대개 고온에 적응되지 않은 상태에서 심한 훈련을 하는 군인들이나 신체기능이 떨어져 있는 노인, 환자들에게 생기기 쉽다.
중추 신경장애가 주요 증상으로, 현기증, 오심, 구토, 두통, 발한정지에 의한 피부건조, 허탈, 혼수상태, 헛소리 등이 대표적인 예다. 환자가 열사병 증상을 보이면 지체없이 입원해야 한다.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환자의 옷을 시원한 물로 적셔주고 선풍기를 쐬주는 등의 응급처치를 실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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