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기 | 인천서부소방서 석남 119안전센터 소방위
휴가, 피서, 모기 등은 ‘여름’하면 생각나는 것들이다. 하지만 소방관인 필자의 입장에서 여름에는 식중독이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른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지난해 식중독 환자는 총 7,105명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6~9월 사이에 발생한 식중독 환자만 3,445명에 달한다. 즉 여름철에만 전체 식중독 환자의 48.4%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여름철의 경우 높은 온도와 습한 날씨로 인해 세균들의 활동이 매우 활발하기 때문이다. 여름철에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식중독이란 섭취한 음식물의 독성 물질 때문에 발생하는 일련의 증후군을 말한다. 국내 식중독의 50% 정도는 살모넬라균, 황색포도상구균, 장염비브리오균 등 세 가지로 인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식중독이 생기는 것일까. 먼저 살모넬라균은 오염된 돼지고기, 튀김류, 김밥, 닭고기, 햄 등을 섭취했을 때 생긴다. 황색 포도상구균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수분이 많은 아이스크림이나 샐러드·햄 등이 실내에서 오래 방치될 경우 균이 증식해 독소가 발생한다.
장염비브리오균은 염분이 높은 바닷물에 존재하는데 해수의 온도가 상승하면 활발하게 번식한다. 주로 오염된 어패류(생선회, 생선초밥, 굴, 조개 등)를 날것으로 먹었을 경우 또는 오염된 칼, 도마, 행주 등 주방기구를 통한 교차오염, 오염된 식품을 만진 조리자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이외에도 식중독은 다양한 경로로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식중독을 예방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다음과 같은 기본 수칙만 준수해도 건강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먼저 식중독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다. 각종 전염성 질병의 70%가 손을 통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비누 또는 손 세정제를 사용해 거품을 내어 손을 꼼꼼히 문질러 닦고 흐르는 물로 20초 이상 헹구면 된다. 물기는 일회용 종이 타월이나 손 건조기를 이용해 건조시키면 된다.
음식물을 익혀 먹는 것도 중요하다. 냉동 육류는 상온에 오랜 시간 방치될 경우 식중독 균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에 해동 직후 즉시 가열 조리해야 한다. 또 어패류는 가급적 날것으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물을 반드시 끓여 먹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습관 가운데 하나다. 정수기 물이라 하더라도 위생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각종 세균이나 미생물이 존재해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조리기구는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 날음식을 조리했던 조리기구로 다른 음식을 조리하지 않아야 하며, 사용한 후에는 깨끗이 씻어서 보관해야 한다. 행주 또한 젖은 상태로 보관하게 되면 세균이 증식하게 되므로 깨끗하게 빨은 후 햇빛에 말려주는 것이 좋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