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구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계통신뢰도기술팀장

지난해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당사국인 일본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여러 가지 파장을 불러왔다. 지진과 쓰나미의 가공한 위력에 대한 공포와 함께 특히 방사능 누출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된 것이다.
이에 원자력 발전소를 운용하고 있는 각국들은 발전소의 안전을 위해 더욱 심혈을 기울이게 됐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능이 유출될 경우 그 피해는 주변지역은 물론 해당 국가, 더 나아가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경제논리가 절대로 안전 논리보다 우선시 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원전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모색해 보고 제시하는 이가 바로 오늘 소개할 지문구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계통신뢰도기술팀장이다.
그는 팀원들과 함께 설비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을 정량적으로 판단하고, 원전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또한 안정적인 전력 생산을 위한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그의 활동이 어떻게 원자력 발전소 안전에 큰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체계적인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최근의 원전 안전기술은 결정론적 안전성 평가 방법에 확률론적 안전성 분석기법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즉 원전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어느 정도로 위험한지에 대해 정량적으로 평가해 안전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에 국내에서도 많은 관련 활동들이 진행됐고 지문구 팀장 역시 이에 적극 동참해 다양한 위험성 평가기법을 개발해 냈다.
이를 위해 그는 먼저 확률론적 안전성평가(PSA: Probabilistic Safety Assessment) 기법을 활용했다. 통계와 확률에 근거해 발전소의 안전성을 정량적인 수치로 나타내려 한 것이다.
그 결과물들이 바로 원전이 운전 중일 때의 정량적인 리스크 평가를 위한 RIMS(Risk Monitoring System), 계획예방정비 시 리스크를 정성적인 방법으로 바라보는 ORION(Outage Risk Indicator Of NPPs) 등이다. 또 발전정비 유발기기의 위험성을 평가하는 SPV(Single Point Vulnerability)의 개발을 이끈 것도 지 팀장이었다. 특히 그는 최근 이들 프로그램을 하나로 통합한 ‘IRIS(Integrated Risk Information System)’의 개발을 완료하기도 했다.
이 시스템의 특징은 한 화면에 원전의 리스크 상황을 알기 쉽게 표시해 근무자들이 각종 위험에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IRIS는 전국의 각 발전소마다 고유의 특성에 맞게 구축돼 있어 맞춤형 안전관리가 이뤄지는 장점도 있다. 이에 따라 원전의 각종 위험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원전안전 기술 자부심 느껴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을 확보해 나가는 업무를 맡고 있는 그는 철저한 원칙이 있다. 바로 원전안전을 위한 기본을 확률론적 안전성 분석기법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막연하게만 느낄 수 있는 리스크 정도를 논리적인 근거에 따라 정확한 수치로 제시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따라 원전의 안전성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다양한 리스크 평가 기법을 통해 원전이 더욱 안전성을 확보해 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이 업무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됐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원전안전의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는 미국 전력연구소에 2종의 관련 연구결과물을 수출하면서 기술 수준에 대한 자부심도 갖게 됐지요”
원전 안전성 널리 알릴 것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원자력 특히 방사능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고리원전 1호기에서 방사능이 외부로 누출될 경우 최대 85만명의 사망자와 628조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지문구 팀장은 이런 의견이 방사능과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도출된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지 팀장은 앞으로 원전의 안전성을 알리는 역할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로 인한 인명피해가 보고된 사례는 없습니다. 4기의 발전소가 피해를 입었지만 사망자는 2명이었습니다. 이들 모두 방사능이 아닌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목숨을 잃은 것이지요. 그만큼 원전의 안전성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만큼 허술한 것이 아닙니다. 이제는 막연한 두려움을 버릴 때입니다”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을 위해 다양한 관리 방법을 개발해 나가고 있는 지문구 팀장. 그가 있기에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가 안전을 위협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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