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시설에서 기준치의 320배에 달하는 납 성분 검출
전국의 어린이놀이시설이 안전에 취약한 상황이라는 점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홍영표 의원은 “한국환경공단의 ‘어린이 활동공간 진단·관리 대책사업’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전국 450개 실외놀이터 중 절반 이상인 226개소(50.2%)의 페인트 도료 및 마감재료에서 4대 중금속(납, 수은, 6가크롬, 카드뮴)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성인에 비해 어린이의 중금속 흡수율이 2~3배 높다는 점에서 이들 중금속에 대한 대책 마련이 매우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홍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납의 위험성이 특히 크게 나타났다. 장기간 노출 시 성장발육장애, 학습장애를 유발할 수 있고, 뇌와 중추신경계통에 유해하다고 알려져 있는 납의 평균 함량은 70,000ppm에서 최대 320,700ppm까지 검출됐다.
4대 중금속을 모두 합해서 1,000ppm을 넘지 않아야 하는데, 납의 함량만으로도 이 기준치를 최소 70배에서 최대 320배까지 넘어선 것이다.
이외에 6가크롬의 경우도 평균 2,000ppm(기준치의 2배), 최대로는 17,700ppm(기준치의 17배)까지 검출됐다. 신장 장애, 호흡장애, 가려움, 피부염 등을 일으키는 크롬 및 일부 크롬화합물은 인체 발암성이 높은 물질로 알려져 있다.
홍 의원은 “어린이 놀이터에서 중금속이 검출되는 이유는 저가 페인트 사용과 중첩도장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비싸더라도 친환경 페인트 사용을 확대하고, 재도장을 할 때에는 이전 도료를 완전히 제거한 뒤 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번 조사는 놀이시설의 극히 일부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라며 “전수조사를 즉각적으로 실시해 어린이놀이시설의 실태를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한편, 현재 어린이놀이시설의 수는 전국적으로 65,804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어린이놀이시설은 기본적으로 법에 의해 설치검사 및 정기 시설검사, 안전진단 등을 받아야 한다. 검사는 대한산업안전협회 등 4개 기관을 통해 이뤄지며, 검사 시에는 중금속 등에 대한 검사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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