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 국내 최초로 버스 안전띠 착용 효과 시험
버스 전복 사고가 발생했을 때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이 착용한 승객보다 상해 가능성이 18배 높고, 사망률은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11일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국내 처음으로 버스 전복 실험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실험에서는 언덕 위 도로에서 시속 25㎞로 주행하던 버스(승합차)가 6m 언덕 아래로 구르는 상황을 재연했다. 성인 마네킹 4개와 6세 어린이 마네킹 2개를 버스 좌석에 앉힌 뒤 이 중 절반만 안전띠를 맸다. 이 실험으로 안전띠를 착용했을 때와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의 사고 위험성이 비교됐다.
안전띠 착용하면 부상 ‘경미’
실험용 버스가 전복되자,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마네킹이 좌석에서 튕겨 나와 천장, 벽, 의자 등에 심하게 부딪혔다. 마네킹들끼리도 서로 뒤엉켜 쓰러졌다.
국토부는 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성인의 경우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부상을 당할 위험이 18.1배 높아진다고 밝혔다. 신체 부위별로 보면 머리를 다칠 확률이 38.8배로 가장 높았다. 목과 가슴을 다칠 확률도 각각 7.1배와 5.4배였다.
어린이의 경우엔 부상 가능성이 더 컸다. 안전띠를 매지 않은 어린이는 머리를 다칠 확률이 151.7배나 됐다. 목과 가슴을 다칠 확률도 각각 10.1배와 5.8배로 성인보다 높았다.
반면 안전띠를 착용한 승객(인체모형)은 버스와 함께 구르면서도 몸이 좌석에 고정돼 있었다. 심하게 흔들리기만 할 뿐, 내부의 의자 등 단단한 부위에 부딪치지 않아 부상정도가 경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동차가 전복되는 과정에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이 자동차 밖으로 튕겨나갈 가능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경우 사망률도 크게 높아진다.
경찰청 교통사고통계(2011년 기준)에 따르면, 차외 이탈 사고의 경우 사망률이 16.8%(사상자 1092명, 사망자가 184명)로, 차내 사고의 경우 사망률이 0.7%(사상자 17만9304명, 사망자 1263명)보다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리나라 승용차 안전띠 착용률은 73.4%로, 교통안전 선진국(일본 98%, 독일 96%)과 비교해 상당히 낮다. 특히 고속버스는 66.9%, 시외버스는 18.3%로 안전띠 착용률이 더욱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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