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이 가장 흔하게 경험하는 불면증은 수면 중 여러 차례 깨는 수면유지장애이며, 이는 전체 불면증 중 64%를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처음에 잠들기 어려운 입면장애는 전체 불면증의 19%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결과는 성빈센트병원 수면역학센터(센터장 홍승철 교수)와 미 스탠포드 대학 오하이온(Ohayon)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한 ‘한국인의 불면증 실태 연구’에서 나타났다.
홍승철 교수는 “불면증이라고 하면 보통은 쉽게 잠들지 못하는 증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잠든 후 자주 깨는 것 역시 불면증이며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수면유지장애는 장년층은 물론 젊은층도 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불면증을 가진 55~64세 장년층의 11.9%가 수면유지장애를 겪고 있는데 비해, 25~34세의 젊은층도 9.7%로 장년층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장년층 이상의 경우 관절염, 심장병 등으로 인한 통증에 원인이 있다고 보여지지만, 젊은 연령층의 경우는 불안감과 불규칙한 수면습관 때문에 잠에 깊게 들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라며 “한창 활동량이 많을 나이인 젊은이들의 수면장애 수치가 장년층과 비슷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수면장애가 지속될 경우 피로누적, 집중력 저하, 기억력저하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 된다”라며 “특히 수면유지장애를 겪는 경우, 밤에 잠이 들기 힘든 불면증보다 낮에 졸린 증상이 2배 이상 더 많이 나타난다”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 연구팀은 이의 개선을 위해서는 올바른 생활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잠에 들 때는 실내 온도를 16~24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와 불안을 없애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때 운동은 적어도 잠들기 3시간 전까지는 마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잠자기 직전에 너무 많은 양의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을 먹어 소화활동에 부담을 주는 것도 피해야 한다.
참고로 이번 연구는 수면장애와 관련한 전국 규모의 첫 역학조사였다. 대상인원은 2001년 3,719명, 2008년 2,537명(15세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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