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대기업 안전사고만 9건
사업장의 안전과 근로자 보호에 주력해야 최근 전국 주요 산업단지에서 유해화학물질 누출 및 대형 폭발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주에만 대기업에서 3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국민들의 불안이 더욱 가중 되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구미 L공장에서 불산 등이 섞인 혼산액이 누출되는 사고가 났다. 이 공장은 이달 2일에도 불산, 질산, 초산 등이 섞인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유사 사고가 발생했던 곳이다.
같은 날 오전 충북 청주산업단지 내 S공장에서는 노후배관 정기 보강공사를 하던 중 배관 매듭 사이로 0.17g의 염소가스가 30초가량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로 노후배관 보강공사를 하던 협력업체 직원 4명과 근로감독관 등 5명이 사내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이어 오후에는 경북 포항시 P제철소에서도 조업 중 불이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용융로(용해로) 내부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서 부원료인 적열 코크스 일부가 용융로에 바람을 불어넣는 고온의 풍구 틈새로 유출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이때 공장 외부로 불이 번지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들이 불타고 폭발음과 치솟는 불길로 인해 인근 주민들까지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특히 해당 사업장은 사고 발생 4일전 각종 재해 및 안전사고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터라 더욱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산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대기업에서 일어난 안전사고만 해도 모두 9건에 달한다. 이처럼 잇따라 발생하는 안전사고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사업장과 근로자의 안전은 소홀히 관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위험이 따르는 작업 대부분을 하청업체나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맡기거나, 공기 단축 등을 위해 무리한 작업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대기업의 도덕불감증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주 발생한 L공장과 S공장 사고의 경우 L공장은 자체 조치 후 사고 발생 6시간이 지나 소방당국에 늑장 신고했고, S공장은 신고조차 하지 않다가 시민의 제보로 인해 사고 발생 4시간 만에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사고 은폐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안전사고는 재해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도 크지만 국내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에서 발생한 사고인 만큼 대내외적 신임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사업장의 안전과 근로자 보호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오랜 기간 쌓은 기업의 명성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며 “이는 경기 침체 속에 국내 산업계 전반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안전불감증을 타파하고 근본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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